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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쿠바, 잘 지내지’…오바마, 도착하자마자 트위터
88년만에 역사적 방문…
야구시범경기 관람·반정부인사 면담 등 일정소화…
50년 반목 얼마나 녹여낼지 주목



비행기로 고작 3시간. 하지만 88년이 걸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오후 마침내 쿠바 땅을 밟았다. 반세기 동안 굳게 닫혔던 쿠바의 땅이 열리는 순간이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쿠바와의 국교를 끊은 지 54년 만에 다시 이은 것도 ‘검은 케네디’ 오바마 대통령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첫 메시지는 그러나 간단했다. 그는 도착하자마자 트위터를 통해 현지어로 ‘쿠바, 잘 지내지’라고 인사한 뒤 “막 도착했다. 쿠바 국민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길 고대하고 있다”고 적었다.

사흘 간의 이번 방문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정상회담, 대중 연설, 야구 시범경기, 반정부 인사들과의 만남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냉전의 앙금이 남아 있는 관계로 이번 방문 역시 냉탕과 온탕을 오갈 예정이지만, 50여년 반목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일정 가운데 가장 주목이 되는 것은 방문 마지막 날(22일) 있을 대중 연설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회가 더 풍부한 쿠바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번 연설은 대통령 방문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며 “쿠바의 미래를 내다보며 미국과 양국이 어떻게 협력할지, 그리고 쿠바 국민이 앞으로 어떻게 더 나은 삶을 추구하게 될지에 대한 비전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 내 반정부 인사들과의 만남 또한 주목된다. 쿠바 정부의 인권탄압에 압력을 넣을 수 있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쿠바 측은 미국이 쿠바 내정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며 민감해 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반정부 인사 면담을 강행할 태세다.

이러한 압박과는 반대로 양국의 친밀감을 높일 유화조치도 있을 예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메이저리크 야구팀과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 간의 야구 경기다. 백악관은 정치적 압력을 보다는 스포츠ㆍ문화 교류가 쿠바의 개혁ㆍ개방을 이끄는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벤 로즈 부보좌관은 지난 2일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22일 아바나에서 열리는 양국 간 친선 경기를 관람한다”며 “미국과 쿠바는 모두 야구를 사랑한다. 친선 경기를 통해 양국이 강한 공감대를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양국 관계의 가장 핵심 사안으로 평가되는 대(對) 쿠바 금수 조치에 관한 얘기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쿠바는 2014년 국교의 정상화 추진 선언 이후 공식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관계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지만, 쿠바가 가장 바라는 금수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쿠바와의 국교정상화에 반대하는 공화당이 미국 의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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