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안] ○…서울 강동경찰서는 자신이 관리하는 가수 지망생에게 제2금융권 또는 대부 업체에서 대출을 받게 하거나 억지로 빚보증을 서도록 강요해 수천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연예기획사 대표 조모(39ㆍ여) 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초부터 자신의 기획사 소속 가수 지망생 4명에게 “대출을 받으라”고 강요한 뒤 이를 다시 빌리는 수법으로 한 사람당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까지 모두 8300여 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한때 가수로 활동하다 서울 강남에서 음악연습실과 작은 규모의 기획사를 운영하는 조씨는 피해자들에게 “열흘 후 해결해 주겠다”, “한 달 뒤에 갚겠다” 등으로 안심시켰다. 하지만 빚 독촉에 시달리던 이들은 결국 지난해 말 조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피해자들이 조씨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들의 관계가 철저한 ‘갑을 관계’였기 때문이다. 22∼28세 가수 지망생인 피해자들은 수년간 조씨가 이끄는 공연팀에서 활동하며 꿈을 키웠고, 가끔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는 조씨의 지시를 철저히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