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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 한국 수출, 위기 속에서 찾는 기회 - 이재출 한국무역협회 전무
한국 수출에 대한 위기론이 팽배하다. 우리 경제의 마지막 보루처럼 느껴지던 수출마저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올 들어 그 폭이 커지면서 수출마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우리 수출의 부진은 무엇보다 글로벌 수요부진, 저유가, 중국경기의 부진과 같은 대외적인 요인이 크다. 수출이라는 것은 상대국이 있기에 우리가 아무리 상품을 잘 만들고 좋은 가격에 판다고 하더라도 상대국이 물건을 살 여력이 없거나 공급과잉으로 상품이 넘쳐난다면 수출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기둔화는 우리 수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저유가의 영향이 크다. 작년 평균 50달러대를 유지하던 유가가 올 1, 2월 20달러 후반까지 폭락해 수출의 단가 하락과 산유국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내부적인 요인도 분명 있다. 중국과의 기술격차 축소, 새로운 수출동력의 부재, 공급과잉에 처한 일부 수출산업 등 구조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뉴스와 수치들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우리 수출은 여전히 희망적인 요소가 많다. 수출 전체의 양적 성장은 주춤했지만 일부 소비재를 중심으로 중견기업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수출산업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유모차, 카시트 등 유아용품으로 중국 온오프라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여 진출 3년 만에 40% 이상 매출 증가를 기록한 A社, 한류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벽지 문화가 없는 중동으로 벽지를 수출한 B社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화장품, 유아용품, 패션, 의약품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출증가가 눈에 띈다. 전통적으로 선진국 기업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소비재 품목에서 우리 기업의 선전은 우리 수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출의 질적인 측면 뿐 아니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도 긍정적 요인이 많다. 바로 무역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기회요인이다. 앞으로 무역은 단순히 상품수출에서 그치지 않고 상품과 서비스의 결합, 제조업의 서비스화, ICT를 기반으로 한 융복합 상품 등 그 영역이 광범위하고 또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의 방법도 온라인을 통한 역직구를 시작으로 지적재산권 보유와 글로벌 밸류체인 참가를 통한 해외부가가치 창출, 디지털을 통한 데이터 무역까지 다양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가운데 제조업 강국으로서 탄탄한 제조기반, 높은 수준의 ICT 인프라와 기술, 한류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파워의 증대 등은 새로운 무역 패러다임 속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희망적인 요인이다.
지금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저성장이라는 뉴노멀의 시대를 통과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는 AI, IoT, 무인자동차 등 우리의 미래를 주도할 4차 산업혁명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역사적으로 큰 변화의 시점에 그 흐름을 타고 한발 앞서 움직인 국가들은 오랜 기간 경제적ㆍ정치적 영화를 누려왔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인 지표에 일희일비하며 불안감만 증폭시키기 보다는 긴 호흡을 가지고 세계경제의 구조적인 변화, 무역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면밀히 관찰하고 그 속에서 발현할 수 있는 우리 안의 희망적 인자들을 계속적으로 찾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어 온 한국 무역의 역사 속에 다져진 저력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산업, 경제 저변에 흐르고 있는 긍정의 힘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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