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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례행사 시멘트가격 갈등 올핸‘잠잠’
작년 국제 유연탄가격 하향 안정세
건설·레미콘사 ‘값인하’ 근거 소실



매년 초 시작되던 시멘트가격 갈등이 올핸 잠잠하다. 주로 공급측에서 촉발돼온 가격갈등이 별다른 인화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멘트가격은 t당 7만5000원(운송료 포함)으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시멘트-레미콘-건설 3자가 시멘트값 인상을 놓고 6개월 넘게 대립했던 전력이 있다.

수요측인 건설·레미콘사 입장에서 가격인하를 주장할만한 사유는 국제 유연탄값이다. 시멘트 제조원가의 30%를 차지하는 유연탄가격은 2015년 상반기 이후 하향 안정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원유가격 반등에 환율 또한 상승세를 타 상황은 곧 반전될 수 있다. 100% 수입에 의존하는 유연탄은 최근의 환율상승으로 도입가격이 10% 가량 올랐다.

레미콘업계는 시멘트가격 인하추진위원회를 최근 구성했다고는 하나 활동은 소극적이다. 시멘값 인하요인이 있긴 하지만 기대하는 만큼의 결실을 얻기엔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소폭이라도 내릴 경우 최종 소비자인 건설사로부터 레미콘가격 인하의 빌미를 줄 수도 있다. 소탐대실 우려가 있는 것이다.

레미콘업계는 이밖에 ‘85제’(8시 출근 5시 퇴근) 도입을 놓고 레미콘 운송기사들과 갈등을 벌이고 있어 대응여력도 마땅찮은 편이다.

건설업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건축물에서 시멘트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극히 작다. 이런 상황에서 시멘트가격 협상으로 관련업체간 갈등하는 것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건설경기 호조를 잘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급측인 시멘트사들은 수십억∼수백억원의 부당경쟁행위 과징금을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부과받았다. 업체별로 많게는 지난해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토해내야 한다. 과징금도 부담이지만 이 때문에 올핸 가격인상을 주장할 명분도 없는 셈이다.

특히나 지난해 동양시멘트, 쌍용양회가 삼표, 한앤컴퍼니로 대주주가 각각 바뀌면서 일각에서는 과도한 베팅에 따른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경쟁보다는 수익성 확보 등 체력 비축에 우선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원가 보단 간접원가나 관리비용 절감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선 것 같다. 이래저래 올해 시멘트가격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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