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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ISA의 성패, 불완전 판매 근절에 달렸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판매 초기의 밑그림이 나왔다. 일주일만에 가입자 65만 8040명에 3200여억원의 돈이 몰렸다. 하루 평균 13만명이 640억원씩을 넣었다는 얘기다. 다음달부터 은행의 일임형 투자상품 판매가 시작되면 상황이 바뀌겠지만 당초 기대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1인당 1만원 이하의 무니만 ISA인 계좌가 많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란 점을 감안하면 금융사 입장에선 아쉬움이 많이 남을 듯 하다.

하지만 이같은 슬로우 스타트는 금융당국이나 소비자, 금융사 모두에게 오히려 천만다행이다. ISA는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이다. 출발 자체가 그렇다. ISA는 저금리 시대에 낮은 수익으로 잠자는 돈을 투자로 유도하겠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투자성 상품에 돈을 넣으니 당연히 위험성도 높아진다. 불완전 판매가 되지 않으려면 그만큼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금리 몇%의 정기예금과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해외자원투자상품에 대한 설명이 같을 수는 없다.

그 뿐만이 아니다. ISA의 비과세 부분에 대한 소비자의 오해도 걱정이다. ISA는 투자 수익 200만원까지만 비과세한다. 이걸 넘으면, 초과 수익에 대해 9.9% 세금이 부과된다. 15.4%의 기존 세금보다는 낮지만 엄연히 ‘완전 비과세’는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비과세보다 상품선택이 더 중요하다. 게다가 기본적인 수수료가 부과된다. 금융기관마다 원금에서 각기 다른 수수료를 뗀다. 게다가 의무가입 기간이 5년이다. 그 사이에 해지하면 그동안 내지 않았던 세금을 한꺼번에 내야 한다. 많은 금융사에서 알게 모르게 ‘원금손실 제로’ 또는 ‘완전 비과세’로 인식하도록 설명하는 부분은 향후 불완전 판매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ISA는 우리 금융산업의 지각을 변동시킬만한 파괴력을 지닌 상품이다. 이미 지난 2013년 니사(NISAㆍ소액투자비과세제도)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일본에선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다. 도입 1년 반 만인 지난해 6월까지 약 5조2,000억 엔이 금융투자시장에 들어와 니케이지수를 떠받쳤다.

비과세규모나 기간면에서 NISA 보다는 취약하지만 ISA 역시 우리 금융투자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게 분명하다. 당연히 금융당국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중요해졌다.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 ‘금융업권별 칸막이 제거’ 등 긍정적 측면만 강조할 게 아니다. 장단점을 고루 알려 소비자들이 균형된 정보를 가지고 ISA를 살펴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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