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트위터는 속보를 단순히 전파하는 플랫폼이 아닌, 사회적 이슈를 발굴하고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역할까지 했다.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아랍의 봄’은 트위터의 파급력을 실감하게 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시위대는 트위터를 통해 시위 상황을 실시간으로 국내외에 알리며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냈다. 같은 해 미국 월가에서 촉발된 청년들의 불평등 항의 시위도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생중계 돼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랬던 트위터가 세 돌이 지나면서 빠르게 추락하기 시작했다. 대표 SNS로 자리잡은 페이스북을 비롯, 사진 공유에 특화된 인스타그램, 비즈니스 인맥 중심의 링크드인, 콘텐츠 자동삭제 기능이 특징인 스냅챗 등 개성있는 SNS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경쟁력을 잃어갔다. 현재 트위터의 실 사용자 수는 3억 명 수준으로, 페이스북(15억5000만 명)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지난 1월에는 고위 임원들이 무더기로 퇴사해 트위터의 좁아진 입지를 엿보게 했다. 항간에는 트위터가 매체의 정체성이나 다름 없는 ‘140자 제한’을 버리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으나, 잭 도시 CEO는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위기의 트위터는 기능 및 콘텐츠 변화로 회생을 꿈꾸고 있다. 올해 트위터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중요도가 높은 트윗을 타임라인 최상단에 노출하는 ‘맞춤 트윗 우선 표시’ ▷라이브 스트리밍 비디오 ▷플랫폼 안정성 확보 ▷개발자에 대한 투자 ▷유명인사와 팬들의 소통을 위한 툴 제공 등의 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위터는 그간 고집해 온 ‘시간 역순’ 대신 ‘관심 트윗’ 표출 기능을 도입했다. 또, 2012년 ‘바인’ 앱을 통해 6초 동영상 업로드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지난 해 3월에는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페리스코프’를 인수해 동영상 연동 서비스를 강화했다. 덕분에 트위터의 동영상 트래픽은 전년 대비 220배나 증가했다. 다이렉트 메시지(DM) 기능을 최대 50명까지 대화할 수 있도록 확장한 이후, 지난 해 DM 이용량 역시 전년 대비 61%나 성장했다. 일단 새로운 시도의 성과는 나쁘지 않다.
다만, 트위터의 부활 가능성을 두고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이용자 수 정체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트위터의 월간 실 사용자 수(MAU) 성장률은 2012년 1분기 100%에 육박했으나, 지난해 4분기에는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롭 샌더슨 MKM 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트위터는 긍정적인 전망보다 좀 더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이슨 헬프스타인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트위터가 10~20대 젊은 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젊은이들을 어떻게 끌어들이고, 정보의 분배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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