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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박영선 꿈꾼다’…野 비례대표 출마자, 다시 여의도에 돌아올까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20대 총선에서도 역시 초선 비례대표의 출마 선언이 줄을 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19대 국회에 입성한 비례대표 의원 중 대부분이 ‘재선 의원’이라는 타이틀을 얻고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경선에서부터 좌절해야 했다. 남은 이들의 ‘여의도 복귀’는 성공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상당히 비관적이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제도가 시작된 17대 국회 이후 비례대표의 생환율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더민주 소속 의원 중 18대 비례대표로 입성하고서 19대 재선에 성공한 의원은 안규백, 김상희 의원뿐이다. 나머지 의원들은 경선 또는 본선에서 여의도행이 좌절됐다. 그렇기에 17대 국회 비례대표로 입성, 서울 구로을에서 2번 당선돼 3선에 안착한 박영선 의원은 어쩌면 더민주 비례대표 의원들의 롤모델이다. 박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도 단수추천돼 사실상 4선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19대 더민주 소속 비례대표 의원 21명 중 20대 총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자는 8명에 불과하다. (좌측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도종환, 배재정, 은수미, 한정애, 진성준, 진선미, 최민희, 남인순

하지만, ’제2의 박영선’을 꿈꾸는 이들의 길은 가시밭길이다. 이미 더민주 비례대표 21명 중 나머지 절반 이상이 자의ㆍ타의로 본선행을 접었다. 임수경, 백군기, 김현, 홍의락 의원은 의원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해 공천이 배제됐다. 김기준, 최동익 의원은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청년 비례대표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광진ㆍ장하나 의원도 경선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만 했다. 홍종학, 김용익 의원은 일찍이 “정치판을 떠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지만, 출마 지역구가 야권의 무덤인 대구이기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전순옥 의원도 20대 국회 비례대표를 신청해 재선을 노리지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당 관계자는 전 의원의 비례대표 재선을 놓고 “당헌ㆍ당규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당내에는 ‘관례상 비례대표로 재선은 안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했다.


‘경선’이라는 한고비를 넘긴 의원들 또한 안심하긴 이르다. 새누리당과 1:1 싸움도 버거운데 야권 분열의 상황을 맞았다. 지금까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진성준, 진선미, 남인순, 도종환, 은수미, 한정애, 최민희 의원 등 7명의 지역구에는 모두 국민의당 또는 정의당 후보가 버티고 있다. 국민의당이 중앙당 차원의 야권 연대를 철회한 가운데 후보자 간 연대마저 좌절된다면 여당의 어부지리가 예상된다. 부산 사상구에서 ‘진박’ 후보인 손수조, 무소속 장제원 후보와의 일전을 앞둔 배재정 의원 또한 힘겨운 싸움을 앞두고 있다.

한편, 이들의 재선 도전이 당초 비례대표의 진의와 멀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비례대표의 취지는 전문성을 무기로 삼아 해당 직능단체를 대표하고자 국회에 들어온 사람들”이라며 “그런데 그들이 다시 지역구를 쫓아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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