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43층 주상복합 8개동 건설
효성, 상반기 분양·하반기 착공
용산역~중앙박물관 1.4㎞ 보행로
2009년 1월 ‘용산참사’가 발생한 현장이 약 2만㎡ 규모의 시민공원과 지상 최고 43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로 바뀐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 4구역 재개발 조합과 서울시는 지난해 말 시민공원과 고층 아파트 단지 등으로 개발하는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2006년 재개발 지구 지정 이후 10년만에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는 셈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이날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조합의 의견을 수용해 당초 계획보다 시민공원 면적을 대폭 늘리고, 용적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사업성을 맞춰 줬다”며 “용산구가 신청해 오는 대로 다음달 도시계획위원회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사인 효성건설과 조합, 시가 협의한 사업 안은 한강로 3가 63-70 일대 국제빌딩주변 제4구역(5만3066㎡) 일대를 최고 43층 높이 8개동 주상복합시설을 갖춘 주거 단지와 1만7615㎡ 규모의 시민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정대로라면 효성은 올 상반기 분양에 들어가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완공은 이르면 2019년 말이다. 사업예산은 총 2조원 규모다.
시민공원은 폭 65m, 길이 271m 규모다. 총 면적 1만7615㎡은 서울광장(1만3207㎡)보다 소폭 크다. 시민공원은 만남의 광장, 소규모 공연장, 시민대화 공간, 정원으로 구성된다.
시는 또한 용산역을 출발해 용산 4구역 시민공원을 거쳐 국립중앙박물관까지 이르는 총 1.4㎞ 길이의 보행로를 만들 예정이다. 용산역 광장 바로 앞에는 폭 85m, 길이 90m 규모의 ‘미디어광장’을 조성할 목표로 하반기에 착공한다. 이 보도는 2010년에 완공된 용산4구역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잇는 657m 짜리 보행로와도 연결된다.
시민공원 서남쪽으로는 아파트 5개동, 업무시설 1개동이 들어선다. 총 1122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임대주택 가구가 당초 110가구에서 134가구로 늘었다. 아파트는 지상 43층 2개동, 지상 39층 2개동, 지상 31층 1개 동 등으로 상향됐다. 용적률을 당초 최고 750%에서 805.88%로 높여준 덕이다. 업무시설은 지상 34층 규모다. 4층짜리 공공시설과 4층짜리 종교시설도 들어선다.
시는 용산참사가 일어난 옛 남일당 건물 부지에는 표석을 세우기로 했다.
용산 4구역은 2006년 4월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뒤 2007년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이 시공사로 참여해 개발이 추진됐다. 하지만 2009년 1월에 건물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을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2011년에는 시공사 3사와 조합이 계약을 해지하며 사업은 중단됐다. 2013년에는 총 투자비 31조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마저 시행사인 드림허브가 부도를 내면서 용산 일대 재개발 사업은 멈췄다.
이후 소규모 지역 단위로 개발이 진행돼, 시는 지난해 12월에 서부이촌동 12만5929㎡ 규모를 상한 용적률을 300%로 높여 재정비하는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한 바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