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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패권공천’에 콩가루된 새누리당, 선거 뒤가 더 걱정
지금 새누리당은 더 이상 공당(公黨), 더욱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의 모습이 아니다. 공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친박과 비박계간 다툼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주도하는 공천은 시종 원칙도, 기준도 없는 ‘전횡과 독단’의 연속이다. 그런데도 김무성 대표는 변변한 리더십을 보이지 못한 채 최고위원회 추인을 거부하는 등 뒷북만 치고 있다. 이런 김 대표에게 이 위원장은 ‘바보같다’는 극언도 마다하지 않았고, 원유철 원내대표는 ‘사과’를요구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일부 공관위원들은 김 대표가 “공관위 독립성을 훼손했다” 회의를 중단하는 소동까지 벌였다. 지도부간에는 “같이 갈 수 없다”는 극단적인 말도 서슴지 않을 정도다. 그야말로 ‘콩가루 집안’이 따로 없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두말 할 것 없이 ‘패권 공천’ 때문이다.공천의 결과는 각 정당이 국민들에게 내놓는 상품이다. 경쟁력있는 우수한 제품만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후보자의 품성과 인지도, 사회적 평가, 갈등해결 능력 등을 활동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우량품을 엄선하는 것이 공천 과정이다. 그런데 이번 새누리당 공천 결과를 보면 이런 원칙과 기준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는 없고 밑도 끝도 없는 ‘정체성’이란 잣대가 춤을 추었다. 오직 누가 ‘권력자의 신임이 더 두터운가’만이 유일한 기준이고, 밉보인 인사는 찍어내듯 탈락이란 고배가 기다릴 뿐이다. 이러니 ‘보복 공천’이니, ‘친박의, 친박에 의한, 친박을 위한 사천(私薦)’이니 하는 말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과거에도 권력자의 의중이 공천에 영향을 미치기는 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노골적이지는 않았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오만함이 뚝뚝 묻어난다. 이런 공천을 하고도 선거 결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국민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도가 동반하락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그 전조다.

정작 걱정스러운 것은 선거 이후다. 박 대통령 남은 임기 동안은 경제는 물론 북한 도발에 따른 안보 불안까지 겹쳐 국정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여당의 안정적 뒷받침이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설령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다 하더라도 일사불란하게 전열을 가다듬기는 쉽지않아 보인다.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한다는 명분의 ‘패권 공천’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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