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테러로 얼룩진 터키] 에도르안 대통령, “폭력 지지자들은 모두 ‘테러리스트’”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지난달에 이어 터키 수도 앙카라 도심에 또다시 발생한 테러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테러방지법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현 테러방지법은 ‘언론탄압’과 ‘반대파 척결’을 허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악용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터키 의회를 향해 “직접적으로든 간적접으로든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사람들을 지지하는 무리가 있다면 그들 역시 테러리스트와 다를 바 없다”며 “즉각적으로 테러와 테러리스트의 정의를 수정하고 강력한 처벌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터키 집권당인 정의개발(AK)당의 폐쇄 소송을 다뤘다는 한 법 전문가는 로이터 통신에 에르도안 정부가 “테러방지법 적용 범위를 확대하려고 한다”며 “직접적인 테러 행위가 아니어도 그들의 사상이나 이념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테러 범죄의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자료=게티이미지]

지난 15일 터키 당국은 “테러리스트 사상”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학자 세 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정부가 지난 13일 수도 앙카라에 발생한 테러의 배후로 쿠르드 노동자당(PKK)을 지목하고 쿠르드 족집중거주지역에 무차별 공습을 가한 것에 대한 규탄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 발표 직후 터키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된 학자들을 지지하고 나섰다가 경찰에 억류당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1991년부터 터키에서 체류해 터키인 여성과 결혼했다는 영국 학자 크리스 스테픈슨은 체포된 학자들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류됐다. 그는 17일 풀려났지만 그 즉시 영국으로 추방당했다. 그는 “이 나라가 무섭고 잘못됐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며 분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터키의 테러방지법을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5일 BBC방송은 터키 경찰이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해온 터키 최대 일간지 ‘자만’(Zaman)을 급습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면서 이스탄불에 있는 자만 신문사 빌딩에 진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터키가 지난 14일 앙카라에서 발생한 자동차 자살폭탄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쿠르드 노동자당(PKK)은 지난 1984년부터 터키와 무력분쟁을 벌여왔다. 쿠르드 족은 1920년 제 1차 세계대전 승전국이 서명한 세브르 조약에 의해 독립 국가가 될 예정이었으나 쿠르드 족의 주요 거주지역을 차지하고 있던 이란과 이라크, 터키가 이를 허용하지 않아 영토를 인정받지 못했다. 쿠르드 족은 이에 반발해 이란과 이라크, 터키에 걸쳐 봉기를 일으켰다. 현재 이라크에 거주한 쿠르드 족은 일정 자치를 얻어냈다. PKK는 쿠르드 족의 독립을 주장하는 정치결사단체로, 그 연계조직인 쿠르드자유매파(TAK)가 지난 2월 앙카라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했다. 이 사고로 최소 27명의 사망자와 7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