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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인, 잠룡 인물평…文 "결함 없다", 朴 "보완하면 적당", 安 "더 성숙돼야”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화법이 연일 화제다.

김 대표는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차기 대선주자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인물평을 마다하지 않았다.

[일러스트=박지영]
김 대표는 먼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굉장히 정직하고 절제가 있는 분”이라며 “변호사이니 법률지식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준비를 쭉 하면 뭐 대통령 후보로 나가는 데 별 결함이 없겠다”고 평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문 전 대표와 비슷하지 않겠느냐면서 “변호사 출신으로 시민운동도 해봤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또 “더군다나 서울시장을 두 번이나 역임하면서 행정에 대해서도 비교적 많은 것을 숙달했다고 생각한다”며 “세계화 과정에서 한국에 국한한 사고에서 벗어나고 이런 측면을 보완하면 적당한 후보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름 조언했다.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에 대해서는 다소 박한 평가를 내렸다.

김 대표는 “안 의원 같은 경우 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느냐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촌평했다. 다만 “정치적으로 보다 성숙되면 후보가 돼서 대통령이 돼도 괜찮지 않느냐 생각한다”고 덕담으로 마무리했다.

김 대표는 또 다른 잠재적 대선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직업 외교관으로서 유엔 사무총장을 하니 경력이 화려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국내에서 오래 떠나 있기 때문에 진짜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국내에 빨리 들어와 실상을 익히지 않고서는…”이라며 “대통령이 돼서도 정당 생리도 모르고, 정당을 끌고 갈 수 있는 능력면에서 봤을 때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대통령 되겠다고 하면 무리가 따르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대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되려고 생각하는 분은 다들 자기 자신과 시대정신을 잘 읽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로 코멘트할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또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웃음과 함께 “정계은퇴한다고 내려가신 분인데 뭐라고 평가할 필요가 없다”고 답변했다.

다른 정치인에 대해 쉽사리 평가를 내놓지 않거나 덕담만을 하는 대다수 정치인들과는 다른 거침없는 모습이었다.

김 대표의 거침없는 화법은 이해찬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자 “본인의 자유인데 뭘 그러느냐”고 한데서도 드러난다.

당 최대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 좌장이자 민주화운동의 거목이며 전직 국무총리의 정치인생을 건 선택에 냉소를 보낸 것에 다름 아니었다.

김 대표의 칼날 화법은 피아 구분도 없다. 북한을 겨냥해서는 ‘궤멸’과 ‘와해’란 표현을 서슴없이 쓰는가하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실질적으로 점수 매길 수 있는 업적이 따로 없다”고 혹평한다.

총선을 앞두고 우군으로 끌어들여야할 민주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노조가 사회적 문제에 너무 집착한다”는 쓴 소리를 내뱉기도 한다.

김 대표의 이 같은 화법은 지리멸렬하던 제1야당을 수습한 수단이자 정치권 전반을 좌지우지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김 대표의 화법의 힘은 그의 내공에서 출발한다. 김 대표 스스로가 조부 가인(街人) 김병로 선생의 비서로 시작해 4선 국회의원과 청와대 수석, 장관 등을 지내며 한국정치사 주류를 걸어온 거인이다.

여기에 문 전 대표의 삼고초려로 당에 합류한 이후 제1야당의 당권과 함께 공천권까지 넘겨받은 막강한 ‘비상대권’은 김 대표의 화법의 현실적 힘이 되고 있다.

김 대표의 화법에 대해서는 단순명쾌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피로현상도 나타난다.

당 안팎에선 그의 화법에 대해 공천탈락 사유로 꼽히는 ‘막말’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과 함께 또 다른 패권주의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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