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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가파 20대 사채업자…빚독촉에 폭행·물고문까지
영세업자·사회초년생 대상
소액대출후 연 100% 이자챙겨



서울 강남 지역 일대를 무대로 집요한 빚 독촉, 무차별 폭행, ‘물 고문’, 협박을 서슴지 않은 20대 고리 사채업자들이 철창 신세를 지게됐다. 이들은 급전이 필요한 영세업자나 사회 초년생 등에게 소액 대출을 해주고 연 100% 안팎의 이자를 챙기는가 하면 불법 추심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도상해 혐의로 강남의 불법 대부업체 대표 이모(26) 씨와 박모(23)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또 다른 이모(24)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생활고를 겪던 탁송기사 A(38)씨는 지난해 7월 강남의 한 길에서 ‘급전을 빌려준다’는 명함 크기의 광고지를 발견했다. 불법 대부업체 대표 이씨가 낸 광고였다. 이씨는 같이 구속된 박씨와 불구속된 이씨를 직원으로 고용해 강남에서 2년여 간 대부업체를 운영해 왔다.

A씨는 대표 이씨한테 선이자 15만원을 포함, 150만원을 빌리고 날마다 돈을 조금씩 갚아 나갔지만 135만원까지 갚은 뒤 지난해 10월부터 연체하기 시작했다. 이자를 포함해 70만원을 더 건네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표 이씨는 빚 독촉 수위를 높여 가며 “집에 찾아가겠다”, “가족들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며 A씨를 압박했다.

협박에 견디다 못한 A씨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항의하자 격분한 이씨 일당은 A씨를 손보기로 결심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단속에 적발됐으니 이자로 받은 돈을 돌려주겠다”며 A씨를 강남구 선릉역 인근의 한 건물로 불러냈다.

이들은 A씨를 화장실에 가둔 채 주먹과 발로 30분간 마구 폭행해 코뼈를 부러뜨렸고, 머리채를 잡아 변기 속에 집어넣어 고문에 가까운 가혹행위도 했다. 또 A씨의 가방을 뒤져 휴대전화 4대와 현금 등 29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나 잠적했다. A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들이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통장을 사용해 신원 확보조차 쉽지 않았다. 현금 인출기에 찍힌 사진이 유일한 단서였다.

경찰은 대표 이씨의 대포 전화로 통화한 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가며 단서를 찾아 나섰고, 이 과정에서 불법 추심을 당한 피해자들의 증언이 쏟아져 나왔다. 피해자들은 이씨 일당으로부터 폭언은 물론 A씨처럼 “집에 찾아가겠다” 등 협박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피해자 증언 등을 토대로 추적 끝에 지난 10일부터 이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10여 건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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