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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일자리 복합위기] 청년 열명중 둘셋은 ‘깡통신세’…유럽형 苦실업 공포
체감실업률은 이미 20~30% 분석
佛 27%·스페인 44%…일본형 우려도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경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결합하면서 ‘유럽형 고(高)실업’이 고착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높은 청년실업은 중대한 사회불안 요인이라는 점에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복합위기에 빠진 청년고용 시장=지난달 청년실업률이 1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경기부진ㆍ기업실적 악화 등 경기적 요인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일자리 사다리 붕괴, 정년연장 등 구조적 요인이 결합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경기적 측면에서는 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철강ㆍ조선은 물론 금융 등 주력 대기업들의 경영난이 심화돼 신규채용보다 구조조정을 추진, 채용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기존인력 감축보다 우선적으로 신규채용을 줄여 응시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다.

구조적 측면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에다 비정규직ㆍ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 있지 않고, 정년연장 등의 요인까지 겹쳐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자녀인 ‘에코세대’가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2020년대 초반까지 노동력 공급은 넘치는 반면 수요는 정체해 고실업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이준협 동향분석실장은 “전체 고용사정이 좋지 않지만 청년층이 특히 심각한 것은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만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결합돼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대책의 틀이 바뀌지 않는다면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청년층 실업률은 이미 일본(5.0%)과 독일(7.1%), 미국(10.8%) 등 주요 선진국 수준을 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평균(13.1%)보다는 약간 낮지만, 선진7개국(G7) 평균(11.9%)을 웃돌면서 청년 고실업 국가가 됐다.

체감실업률 20% 넘어 ‘유럽형’ 우려=이런 상태로 가다가는 20% 이상의 청년실업률로 몸살을 앓는 ‘유럽형 고실업’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 올 1월 유로지역 청년실업률은 평균 22.0%를 기록했는데, 프랑스는 27.3%, 스페인은 무려 44.7%에 달했다.

실제로 지난달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통계상 12.5%로 나왔지만, 청년 체감실업률은 이미 20~30%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정세균 의원실은 통계청의 고용관련 마이크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일자리를 찾는 ‘시간 관련 추가취업 가능자’와 잠재경제활동인구를 포함하면 체감실업률이 22.0%에 달하고, 여기에 비자발적 비정규직 45만8000명과 청년 니트족(NEET, 학업이나 취업, 직업훈련을 모두 하지 않는 사람) 19만7000명을 포함하면 체감실업률이 34.2%에 달한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의 류상윤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청년실업 문제가 1990년대 초반 버블붕괴 이후 10년 이상 청년실업률의 상승세를 경험한 일본의 장기침체기와 여러 면에서 닮아 있다며 청년실업률의 장기상승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류 연구원은 “가장 근본적인 청년고용 대책은 과감한 구조개혁과 신성장 동력 창출을 통한 잠재성장률 회복이라는 점이 일본 사례의 교훈”이라며 “청년고용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줄이고 미스매치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협 실장도 “한번 비정규직에 빠지면 경력과 경험을 쌓아 정규직으로 갈 수 있는 일자리 사다리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정부 대책도 인턴으로 밀어넣는 것보다 정규직이나 좋은 일자리로의 이동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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