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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AI로 '인격이전ㆍ불로장생' 도전하는 러시아 부호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 기자ㆍ한지연 인턴기자]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 Artificial Intelligence) 알파고(AlphaGo)의 바둑 대결은 세계인들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남았다. 인공지능이 그저 사람이 입력한 명령을 실행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분석해 정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예상을 훌쩍 넘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마주한 상황을 보면서 반응은 엇갈린다. 더 편해지고 더 나아질 미래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두려움이 크다. 인공지능이 많은 것을 대체할 미래에 과연 인간은 어떤 존재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끌어 안으려는 부자가 있다. 단순히 인공지능을 설계하는것을 넘어 이를 이용해 영생의 꿈에 도전하는 사람이다. 

글로벌퓨쳐2045에 참석한 드미트리 이츠코프

러시아 출신의 35세 슈퍼리치 드미트리 이츠코프(Dmitry Itskov)가 그 주인공이다. 이츠코프는 미디어 그룹 ‘뉴미디어 스타스’의 창업자다. 디지털 기반의 미디어 회사를 통해 큰 부를 이뤘다. 그는 벌어들인 막대한 재산을 투입해 영원히 살기 위한 이른바, ‘2045 이니셔티브’(2045 Initiativ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퓨처 2045’(Global Future 2045)계획의 일환으로 2011년에 시작된 프로젝트는, 미국 보스턴대학 메모리·브레인센터의 연구교수로 일했던 저명한 신경과학자 란달 쾨네(Randal Koene)가 책임자를 맡아 진행되고 있다. 

2045 이니셔티브의 30년 계획

프로젝트는 인간의 두뇌 속 비밀을 풀어 그 데이터를 로봇에 이전(transfer)한다는 것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몸이 노화해 죽더라도 정신은 ‘늙지 않는 비 생물적 기반(artificial carrier)’에 이식해 불멸을 누리겠다는 것이다. 인격을 담아내는 로봇은 영화 아바타에서 이름을 딴 ‘아바타’로 불리며 홀로그램 방식을 통해 사람의 모습을 재현한다. 

아바타와 드미트리 이츠코프

실제로 2045 이니셔티브의 과학자들은 사지마비 환자인 에릭 소르토(Erik Sorto)의 뇌를 컴퓨터와 연결하는 시험을 하고 있다. 소르토가 팔을 움직이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그의 뇌 중 어떤 부분이 움직이는 지를 컴퓨터를 통해 파악한다. 이츠코프의 계획이 실행되면 소르토는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몸을 갖게 될 것이다.

이츠코프의 불로장생 프로젝트는 몸만 움직이는 불완전한 개념 그 이상이다. 그는 자신의 계획을 인격 이전(“personality transfer”)이라고 부른다. 단순히 데이터를 옮기는 것(“uploading”)이나 정신 이전(“mind transfer”)이라고 불리는 것을 거부한다. 단순한 행동이나 정신세계 뿐 아니라 한 인격의 취향과 습관 등 인격을 온전히 옮겨, 로봇으로부터 몸만을 빌린 완벽한 인간 수명 연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모습을 한 아바타

이츠코프는 이를 ‘신인류’(neo humanity)라 명명하며, 그저 영원한 젊음을 가진 ‘보통의 철수’ 한 명이 생기는 것 뿐이라고 강조한다. 윤리적 차원의 우려를 의식한 듯하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학계 관계자들이 인격을 기계로 옮기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74)박사는 인공지능이 인류를 멸종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츠코프가 더 많은 세계인들으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사회운동을 벌이는 것을 계획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츠코프는 인류 발전의 새로운 전략을 지지하기 위해서 이볼루션 2045(Evolution 2045)라는 정당을 만들기도 했다.

정당 이볼루션2045


이츠코프는 자신의 불멸 계획 성공을 “100퍼센트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영생 프로젝트의 동기가 됐다고 말하며 이것이 대중화되면 자동차 한 대 정도의 가격으로 영원한 삶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자산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를 불로장생 사업에 투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츠코프는 대부분의 사생활을 기밀로 하고 있다. 인류와 로봇 중 누가 영원한 삶을 살게 될 지 2045년이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다.

vivid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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