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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 아동학대 사망 후폭풍] ‘콩쥐팥쥐’는 동화 아닌 현실이었다
아동학대 사망사건 가해자중 계모비율 최다
양육과정 스트레스 아동에게 고스란히 전달


최근 15년간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사건의 가해자 가운데 계모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한 학술지에 따르면 아동복지법이 전면 개정된 지난 2000년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사건 30건 중 계모의 학대로 인한 아동사망 사건은 26.5%(9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세원(서울대 사회복지학 박사과정 수료)씨가 발표한 ‘아동학대 사망사건 판결에 관한 연구’란 제목의 학술지에 나타난 계모에 의한 아동학대 사망비율은 친부와 친모에 의한 사망사건 비율(각각 20.6%, 7건)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계부에 의한 아동 학대 사망 비율은 5.9%(2명)로 계모에 비해 훨씬 낮게 나타났다.

이처럼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사건 중 계모의 학대 비율이 높은 것에 대해 안재진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아버지에 비해 어머니들이 아동에 대한 양육을 더 많이 책임지고 있다 보니 양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어머니측에 전가될 가능성이 더 높고, 결혼으로 인해 의붓자녀가 생긴 계모들의 경우엔 해당 스트레스를 크게 느낄 것”이라며 “계모에 의한 아동학대가 많이 발생하는 것도 이 같은 스트레스가 그대로 아동들에게 전달되는 것과 관련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자신이 낳지 않았지만 재혼을 통해 가족으로 연결되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발생하다보니 계모들이 해당 아동에 대한 제대로 된 양육기술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아동에게 표출되며 학대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선 이혼이 빈번해지면서 계모에 의한 아동학대 및 사망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계속 높아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10쌍이 결혼하면 3.5쌍이 이혼을 하고 있으며, 이는 OECD 34개국 중 9위, 아시아 회원국 중 1위에 해당한다.

김혜영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는 “비록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아 이혼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이 문제가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양육에 악영향을 끼쳐선 안된다”며 “아동 양육에 대해서만은 (면접교섭권 거부와 같은) 갈등 없이 부부가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몇몇 계모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모든 계모들이 의붓자식을 핍박하는 것처럼 낙인 찍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안 교수는 “한국은 전래동화 등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나쁜 계모’에 대한 고정 관념이 심한 측면이 있다”며 “실제로 이혼ㆍ재혼 가정이 늘어나는 상황인데 자칫 모든 계모들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면 성심성의껏 양육하고 있는 계모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원 동의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동학대의 문제는 친자식이냐 의붓자식이냐 문제보다는 아동을 자신의 소유물이자 마음대로 다뤄도 되는 존재로 여기는 문화로부터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최근 아동학대가 계모에게서 발생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계모들에 대한 낙인찍기가 있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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