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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시리아서 군사 대부분 철수”… 내전 5주년 시리아에 봄볕 들까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러시아가 시리아에 파병한 군대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명목상 제네바에서 진행 중인 시리아 평화협상 타결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5년째 내전이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에 변화가 올 지 주목된다.

크렘린 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1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에 있는 주요 병력 철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철수는 시리아 내전의 시발점이 된 민주화 시위 5주년 기념일인 15일부터 진행된다. 타르투스에 있는 해군기지와 헤메이밈에 있는 공군기지를 방어하기 위해 몇 대의 전투기를 포함한 최소의 병력만 남겨놓을 예정이다.

다만 크렘린 궁은 정확히 얼마만큼의 병력이 철수하는지, 주변국의 우려를 자아낸 S-400 대공 방어 미사일도 철수하는지, 반군에 대한 공습도 완전히 끝낼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시리아에 있는 테러집단을 뿌리뽑는다는 명분 하에 지난해부터 시리아 내전에 본격 개입,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도와왔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수천 건의 공습은 아사드 정권과 대립하고 있는 시리아 반군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이에 반군의 세력은 크게 약화됐고,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의 거점인 북부 최대 도시 알레포에서 속속 전과를 올리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사회가 반군을 지지하고, 러시아가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면서 시리아 내전은 순식간에 미-러 간 패권경쟁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

러시아는 이번 철군 결정이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코모에도프 러시아 하원 군사 위원장은 “정치의 시간이 왔고, 모든 이는 협상 테이블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도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데 외교력을 발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도 남아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이것이 회담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어떤 변화의 동력이 될지 나로서는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리아 반정부 연합인 고위교섭위원회(HNC)의 대변인인 살렘 알무슬렛은 “러시아가 철군하는 것은 알 아사드 정부를 약화시킬 것이다”라는 기대를 내비치면서도 “병력 철수인지 단순히 전투기 숫자만 줄이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고 의심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철군을 결정한 것은 알아사드 정권이 반군을 제압하면서 주도권을 잡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시리아에 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회담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됐다. 스태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별대사는 알 아사드 정부 대표단을 만난 직후, 국제사회가 정부와 반군에 압력을 가해 협상이 타결되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반군이 요구하는 알 아사드 대통령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있어, 시리아 정부가 선을 긋고 있어 협상의 전망은 밝지 않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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