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길잃은 청년들 이탈방지 작가·감독들 창작공간으로 활용 창단공연-단편영화제 등 줄이어 고시원도 장기임대 후 리모델링 경전철 착공 고질교통문제 해소
나무가 무성해 신림(新林)이라 불렸던 신림동 일대 ‘고시촌의 메카’가 변신하고 있다.
이곳 ‘고시촌’은 청춘들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국의 고시생이 꿈을 위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로스쿨이 도입되고 지난달 27일 사법시험을 치뤘다. 법무부가 4년 유예하겠다고 하고 있으나 변호사법 개정이 중단돼 사실상 마지막 시험이다. 사법시험 폐지를 맞은 ‘신림동 고시촌’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값싼 주거지를 찾아 흘러든 20대와 함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관악구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개최한 ‘2016년 지역문화융성 지자체 공무원 워크숍’에서 지역 특성을 살린 ‘지식문화마을 만들기’로 주목 받았다. ‘지식문화마을 만들기’는 사시폐지, 로스쿨 도입으로 활기를 잃은 대학동, 이른바 고시촌 일대를 활성화하기 위해 관악구가 도입한 문화ㆍ예술콘텐츠다. 청년들과 주민들의 문화예술 감성을 깨우는 성공사례로 관심을 끌었다.
고시원을 작가, 감독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하는 ‘스토리텔링 작가 클럽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올해 4년차에 접어든다. 지난해 4월에는 창단공연이, 8월에는 ‘제1회 고시촌 단편 영화제’도 열렸다.
또 기형적인 주거형태인 고시원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쉐어어스(SHARE-US)’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사회적기업 ‘선랩’에서 시도하고 있는 ‘쉐어어스’는 청년 문제에 관심 있는 건축가들이 뜻을 모아 공실률 높은 고시원을 장기임대 후 리모델링한 것이다. 개인전용공간은 보장하되 화장실, 거실, 부엌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웃음소리 듣기 힘든 고시촌이 활력을 찾고 있다.
▶고시촌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지난해 9월, 서울 서남부지역의 고질적인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전철 신림선이 기공식을 했다. 신림선은 여의도와 관악산을 잇는 8.92km구간이다.
오는 4월에 착공해 2020년 완공 예정으로 관악구에 5개의 역이 설치되고 지하철 1ㆍ2ㆍ7ㆍ9호선과 환승이 가능하다.
▶고시촌서 방황하는 청년들…그 답은=관악구는 20~30대가 전체 인구의 38%를 차지하는 청년도시다. 구는 창업과 창직(創職)으로 청년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만들고 비전을 갖게 하기 위한 청년드림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고시촌내 신림동 131-6번지는 시유지로 과거 289 시내버스 종점으로 사용됐다. 구는 이곳에 청년드림센터를 짓기 위해 TF팀을 구성하고 청년드림센터 건립에 대한 용역을 실시했다.
앞서 구는 2011년부터 청년들의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사회적기업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용꿈꾸는 일자리카페’, ‘신림아지트’, ‘코워킹스페이스’ 등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또한 취업정보센터와 전국 최초로 관악문화관ㆍ도서관 내 ‘잡 오아시스(Job Oasis)’를 설치하기도 했다.
유종필 구청장은 “지역에 잠재된 자원은 최대한 살리고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도시가 나아갈 방향”이라며 “ 우리구의 잠재된 자원은 사람, 그리고 청년”이라고 말했다.
이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