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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가 된 그들…‘헤드윅’ 입은 그들
-뮤지컬 ‘헤드윅’ 의상 디자인 맡은 안현주 쇼크레도 대표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뮤지컬 ‘헤드윅’의 주인공 헤드윅은 ‘그’와 ‘그녀’의 경계에 있는 인물이다. 자유를 갈망해 ‘여성’이 되기로 했지만 싸구려 수술의 실패로 “풀어야 할 과제”를 몸에 지니게 됐다.

헤드윅은 여성 옷을 입는다. 뮤지컬 ‘헤드윅’에서 의상과 가발, 메이크업은 또 하나의 ‘작품’으로 꼽힐 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안현주 쇼크레도 대표는 뮤지컬 ‘헤드윅’ 국내 초연 때부터 10개 시즌 모두 의상을 담당해왔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 때부터 공연 의상 디자인을 시작해, ‘맘마미아’, ‘프리실라’, ‘위키드’, ‘벽을 뚫는 남자’, ‘아랑가’ 등 수많은 작품에 이름을 올렸다.

안 대표는 ‘헤드윅’ 이후 곧바로 ‘위키드’에 합류할 예정이다. ‘초록마녀’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위키드’ 역시 의상과 분장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이 밖에도 ‘마마돈크라이’, ‘팬텀’, ‘구텐버그’ 등 올해 많은 뮤지컬 작품들이 그의 스케치를 기다리고 있다. 

4명의 헤드윅 의상 스케치. 왼쪽부터 조승우, 조정석, 윤도현, 정문석. [사진제공=쇼노트]
11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작업실에서 만난 안 대표는 “헤드윅 의상에 이 시대 패션 트렌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헤드윅은 (의상이 고정된) 시대극이 아닌데다, 존 카메론 미첼(오리지널 작품 감독 겸 배우)이 한국 공연에 맞는 디자인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 매 시즌 시대에 맞는 트렌드를 의상에 적용할 수 있다”며 “나에게는 창작 작품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모든 의상 콘셉트는 배우들과 소통을 통해 결정됐다. 
안 대표에 따르면 헤드윅 의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원단’이다. 특히 마지막 신에서 헤드윅이 입는, 속옷같은 블랙 핫팬츠 원단을 고르는 게 가장 까다롭다고. 캐릭터의 ‘특성’상 두께가 너무 얇아서도, 두꺼워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누가 ‘여장’이 가장 잘 어울리나라는 질문에는 “딱히 누구라고 꼽긴 어렵다”면서 “어떤 옷, 어떤 메이크업을 하느냐에 따라 어떤 여자가 되는지 결정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 대표가 설명한 각 배우별 의상 콘셉트. 이번 시즌 헤드윅 역할을 맡은 다섯명의 배우 중 변요한은 아직 공연을 시작하지 않아 제외했다. 
조승우 의상 스케치(왼쪽)와 실제 무대의상. [사진제공=쇼노트]

조승우=조승우는 트렌디한 느낌을 살렸다. 장식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스포티한 느낌. 워낙 자신감 넘치는 배우이기 때문에 옷보다 배우가 더 잘 드러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첫 등장 때 망토를 벗으면 화려한 옷을 입고 있을 것으로 관객들은 기대했겠지만 흰 티셔츠와 짧은 청바지 차림이다. ‘반전’인 셈이다. 의상도 ‘블랙 앤 화이트’ 두 가지 무채색으로 간결하게 구성했다. 홀터넥 슬리브리스 상의에 와이드 팬츠로 ‘올 화이트’ 의상을 입힌 건 패션 트렌드를 고려한 것이다. 또 헤드윅은 대부분 하이힐을 신는데, 조승우와 합의해 굽이 낮은 스니커즈로 바꿨다. 

조정석 의상 스케치(왼쪽)와 실제 무대의상. [사진제공=쇼노트]

조정석=조정석은 귀엽고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콘셉트다. 핑크 헤어에 ‘골드 샤이니’톤 의상이다. 수술 달린 검은색 미니 원피스에는 스와로브스키를 일일이 손으로 박았다. 움직일 때마다 반짝거려 화려함을 극대화했다. 

윤도현 의상 스케치(왼쪽)와 실제 무대의상. [사진제공=쇼노트]

윤도현=윤도현은 여성스러움보다는 록커답게 청베스트, 핫팬츠, 굵은 메시 소재의 타이츠로 ‘록스타일’을 강조했다. 2014년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버전과 가장 비슷하다. 처음에는 배 부분을 보이도록 크롭트 톱을 디자인했지만, 배우의 요청으로 ‘가리게’ 됐다. 

정문성 의상 스케치(왼쪽)와 실제 무대의상. [사진제공=쇼노트]

정문성=정문성은 여자보다도 더 몸이 가늘고 예쁘다. 그러한 몸매를 강조하기 위해서 블랙 톱에 블랙 스키니진의 ‘올블랙’ 패션에 스웨이드 소재로 된 버건디 컬러의 싸이하이(thigh-highㆍ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길이) 부츠를 신겼다. 원피스 역시 수술을 일일이 잘라서 스와로브스키 보석을 박았다. 

헤드윅 의상을 디자인한 안현주 쇼크레도 대표.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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