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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과 극은 통한다?’ 샌더스 지지자, 대안으로 트럼프 지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민주ㆍ공화당 ‘아웃사이더 돌풍’의 주역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는 각각 미국 정치 지형에서 가장 왼쪽과 가장 오른쪽의 양극단에 있는 후보지만, 공통점도 많다. 둘 다 월가에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보호무역을 주장하며, 거대 자본의 후원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샌더스가 민주당 경선에서 패할 경우 그의 지지자가 같은 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아닌 트럼프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00여 명의 샌더스 지지자를 상대로 전화여론조사를 한 결과, 500여 명이 샌더스가 탈락할 경우 트럼프 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로 샌더스와 트럼프의 공약에 유사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가령 최근 대선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무역정책의 경우, 두 후보 모두 높은 관세 부과, FTAㆍTPP 반대 등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또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며 온갖 국제 분쟁에 끼어드는 과거의 관행에서 탈피해 국내 문제에 주력하는 것 역시 공통점이다. 34살 IT 종사자는 “샌더스와 트럼프는 헬스케어, 이라크 전쟁, 무역 문제 등에 있어서 의견을 같이 한다”며 샌더스가 탈락할 경우 트럼프를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사진=게티이미지]

두 후보 모두 비주류로서 기성 정치 체제에 불만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점 역시 공통점이다. 샌더스 지지자는 특히 같은 당의 힐러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트럼프를 대안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한 샌더스 남성 팬은 “ 트럼프는 바보같은 말을 하는 저속한 허풍쟁이지만, 샌더스와 비슷하게 최소한 정부와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아웃사이더다”라고 했다. 또 다른 남성 지지자는 “힐러리는 주전론자이고, 부패했고, 월가의 후원을 받는다. 정책은 실질적으로는 공화당에 가깝다”라며 샌더스가 아니면 아예 기권해 버릴 것이라고 했다.

지지자들이 백인 저소득층이라는 점 역시 샌더스 지지자가 트럼프 지지자로 돌변할 수 있는 근거다. 샌더스는 이제까지 진행된 주요 예비경선에서 백인으로부터는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흑인 후보들로부터는 지지를 받지 못해 힐러리에 참패했다. 인종주의적 발언을 일삼아온 트럼프 역시 유색 인종들로부터 인기가 좋지 않다. 소득에 있어서도 샌더스는 상위 1%가 독점한 부의 불공정한 분배 문제를 꼬집으며 저소득층을 공략했고, 트럼프 역시 저소득층에게 세금을 감면해줘야 한다는 공약으로 환심을 샀다.

물론 샌더스 지지자가 트럼프 쪽으로 쉽게 돌아서지 않을 것이며, 이동이 있더라도 소규모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이념 장벽이 워낙 높은 데다, 샌더스의 지지자는 주로 젊은 도시민들인데 반해, 트럼프 지지자는 주로 나이든 지방민이기 때문이다. 최근 공개된 NBC/월스트리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샌더스 지지자 66%는 클린턴을 지지할 수 있다고 한 반면, 트럼프를지지할 수 있다고 답한 이는 7%에 그쳤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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