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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민에 발목 잡힌 메르켈…‘슈퍼 선데이’ 대패로 사면초가, 정치실험 위기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난민정책에 발목이 잡혀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다. 13일(현지시간) ‘슈퍼 선데이’로 불린 지방 주의회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메르켈은 안방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총리라는 오명을 썼다. 밖에서는 그녀의 최대 우호세력인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마저 메르켈 총리의 ‘EUㆍ터키 난민 빅딜’에 반기를 들어 메르켈은 사면초가에 몰리게 됐다.

이와함께 반(反) 난민 극우정당의 대약진으로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유럽 최대 국가 독일의 주류정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 불 보듯 뻔해졌다. 중도우파와 중도좌파의 대연정을 통해 정치적 안정성을 이끌어 온 독일의 주류정치가 분열화ㆍ파편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주류 정치 위협=이날 투표가 마감된 직후 공영 ZDF TV가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反) 난민정책을 표방한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는 224만 명 인구의 구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주에서 23%의 지지율을 기록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기민당)에 이어 제 2당을 차지했다.

AfD의 이같은 득표율은 2013년 2월 정당 출범 이래 역대선거에서 획득한 최고 기록이다. AfD는 또 인구 2072만명의 바덴뷔르템베르크와 410만명의 라인란트팔츠주에서도 각각 14%와 12%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3당에 올랐다.

AfD의 40대 여성 정치인 프라우케 페트리 당수는 드레스덴을 거점으로 번진 ‘유럽의 이슬람을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PEGIDAㆍ페기다) 운동에 동조할 뿐 아니라 국경에서 불법 난민에 총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독일 정치권의 금기를 부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번 선거로 출범 당시만 해도 군소정당으로 치부됐던 AfD는 불과 3년여만에 독일 연방 16개 주 중 절반인 8개주의 주의회에 입성했다. 특히 이같은 추세라면 AfD는 내년 총선에서 연방의회에도 입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 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독일 연정 구성과 정당 간 정책협상 및 결정 양태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유럽본부 디렉터 잔 테쇼(Jan Techau)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도 좌파와 중도 우파의 연정을 통한, 즉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독일의 주류정치의 연결고리가 약해지면 독일의 정치는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뿐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난민에 발목이 잡혀…시험대에 놓인 메르켈의 ‘정치 실험’=이번 주의회 선거는 난민에 대한 중산층 독일인의 태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슈퍼 선데이’로 불렸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메르켈의 기민당은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72%로 역대 주 의회 선거 중 가장 높았다. 그만큼 메르켈의 난민 정책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WSJ는 이와 관련, 메르켈의 난민정책은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경제적 위치에 놓인 난민 유입이 세계의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실시간 정치실험적인 성격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번 선거로 메르켈의 정치실험이 중요한 변곡점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WSJ에 따르면 독일인 중 59%가 메르켈의 난민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으며, 독일인 5명 중 4명은 난민유입으로 범죄가 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켈의 난민정책이 경제적으로 실업률을 늘릴 뿐만 아니라 테러와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독일인의 반(反)난민 성향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독일의 주류정치 실험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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