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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 vs 알파고 4국] 알파고, 불굴의 투혼에 당황했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인공지능 알파고는 난공불락이었지만, 신은 아니었다. 허점은 분명히 있었다. 그걸 이세돌은 4번째 대국만에 발견했다.

알파고에 충격의 3연패를 당했던 이세돌 9단이 불굴의 투지로 마침내 1승을 거뒀다. 3패를 했기에 알파고에 전체 대국에선 패배했지만, 4국의 승리를 보여줌으로써 ‘인간 승리’의 감동을 보여주고 있다. 남은 5국(15일 오후 1시)에서의 선전도 기대된다.

이세돌 9단이 마침내 인공지능 알파고에 1승을 거뒀다. 동시에 추락했던 자존심도 되찾았다.

이세돌 9단은 13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 4국에서 1승을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이세돌 9단이 돌을 거뒀지만, 이번엔 집 부족을 실감한 알파고가 돌을 던졌다. 네티즌들은 “불굴의 투혼을 보낸 이세돌에 경의를 표한다”는 격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4국에서 이세돌 9단은 초반부터 난전을 유도했다. 초반엔 실리를 챙겼고, 그 다음 상대방 집에 뛰어들어 난전을벌이며 알파고에 끊임없이 시비를 걸었다. 1~3국에서 패배 후 원인 분석을 통해 4국의 ‘실리 후 침입’이라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혼의 중앙 삭감수, 통했다=이날 4국 승리는 이세돌 9단이 본인 스타일로 뒀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1~3국처럼 움츠리지도 않고 알파고에 정면 도전했다.

홍민표 9단은 해설을 통해 “이세돌 9단이 처음부터 난전을 유도하면서 모처럼 이세돌다운 수를 뒀다”며 “외롭고 고독한 기계와의 대결에서 불굴의 투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이연욱 9단은 해설을 통해 “오늘이 1~3국보다 100배는 흥미로웠다”며 “이세돌 9단이 이세돌 답게 싸웠다”고 했다.

대국 과정은 정말 피말리는 싸움이었다.

중반까지 이세돌 9단은 수세로 몰렸다. 이 수세를 딛고 역공을 취했고, 중원 침투수를 묘수로 살려나오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국 현장에서조차 중반 이후 패색이 짙다는 시각이 강했으나, 이세돌 9단은 쉽게 두는 수를 접고 감각적이고 창의적인 수라는 강공 일변도로 승부를 걸면서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시간이 쫓긴 쪽은 역시 이세돌 9단이었다. 이세돌이 2시간 대국 시간을 다 썼을때, 알파고는 1시간 정도 시간을 남겨둔 상태였다. 이후 이세돌은 초읽기에 몰리긴 했지만, 불굴의 투지로 이를 극복했다. 역전을 허용하자 당황한 듯 알파고는 끝내기 수순에서도 1~3국과 다른 약점을 보였고, 마침내 극복못할 집 차이를 보이자 돌을 거뒀다. 알파고도 돌을 거둔다는 것을 사실로 입증했다.


▶알파고, 허점 보였다=주목되는 것은 4국에서 알파고가 허점을 보였다는 것이다. 1~3국에서 몇차례 이해못할 수가 나왔지만, 나중에 큰집에 도움이 되는 수를 뒀기에 처음엔 실수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좌하귀에서 그냥 한수 상대방에선물하는 수를 뒀고, 우변에선 18급 짜리 바둑 초보도 두지 않을 수를 둬 이 9단도 고개를 젓기도 했다.

이후 그 수가 실착임을 판단할 수 있는 흐름으로 진행되자, 이 9단은 힘으로 밀어부쳤다. 초읽기 속에서도 이기기 위한 수만 뒀다.

알파고가 끝내기에서 몇차례 수순 실수를 하자 “이세돌 9단이 밀어부치자, 알파고도 당황했다”는 현장의 분석도 나왔다. 인간의 투지가 인공지능에게 이날만큼은 우월했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알파고가 허점을 보인 이상 5국에서 이세돌 9단은 보다 치밀하고 공격적인 전략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종 성적에선 졌지만, 1승을 거뒀기에 5국에서 알파고의 위력을 재확인하는 바둑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승패보다는 인공지능에 대한 개인의 바둑 도전에 초점을 둔다는 의미다.

홍민표 9단은 “이 9단이 3국 패배후 오히려 홀가분한 맘으로 잠을 푹잤는지 표정이 좋았다”며 “5국에서도 마음을 비우고 바둑만의 대결을 펼친다면 알파고의 허점을 더 찾을 수 있고, 더 당황스럽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어쨋든 이세돌 9단은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최강의 투지를 보여줬다. 5국에서도 인공지능에 물러서지 않는 전투사 기질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제 5국은 15일 포시즌스호텔에서 오후 1시 열린다. 이세돌-알파고 대국은 3승을 거둔 알파고가 이미 승리를 거머쥐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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