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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 아동학대 살해사건] 친부ㆍ계모, 경찰 조사 피하기 위해 계획적 은폐시도
신원영 군 강원도 보낸 척 
문자대화ㆍ블랙박스 녹음
책가방ㆍ신발주머니 사놔



[헤럴드경제(평택)=원호연ㆍ이원율 기자] 신원영(7)군을 학대 끝에 숨지게 한 계모와 친부가 신군이 강원도 모처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내용의거짓 문자를 주고 받는 등 자신들의 범행을 숨기고 경찰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노력했음이 드러났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친부 신모(38)씨에 대한 추가조사 결과 신씨와 계모 김모(38)씨가 신 군에 대한 학대와 살해, 사체유기과정을 은폐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음이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김씨 등은 원영군이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부터 자택 욕실에 원영군을 가둔 뒤 온몸에 락스를 붓고 찬물을 뿌리는 등 학대를 했다. 이들은 원영군이 결국 지난달 2일 사망하자 시신을 이불에 싸 베란다에 방치하다가 열흘이 지난 같은달 12일 청북면 신씨의 아버지 묘소가 있는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신씨는 원영군이 숨진 다음날인 지난달 3일 김씨에게 “원영이 잘 있지?”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김씨는 “밥 잘먹고 양치질도 했다”고 답했다. 이는 만에하나 있을 경찰조사에서 신씨가 신군의 죽음을 몰랐다는 알리바이를 제시하기 위한 거짓 문자대화였다. 이들은 비슷한 내용의 대화를 나누며 이를 차량 블랙박스에 녹음하기도 했다. 실제 신씨는 “아내가 아이를 강원도에 있는 친정 엄마의 지인에게 맡겼다고 해 안심했다”며 범행을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신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3개월 전부터 신군이 화장실에서 생활하는 것을 알았으나 피해자의 신체에서 구타당한 흔적이 발견돼 처벌받을 것을 우려해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진술해 김씨의 학대를 방조한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 지난달 1일 화장실에서 찬물을 맞고 갇혔던 신 군이 사망하자 시신을 집안 세탁실에 방치하다가 그달 12일 자신의 아버지 묘소가 있는 평택 청북면 소재의 야산에 암매장하는 등 신군의 사체유기에도 적극 가담했다.

이들은 아들의 시신을 유기한 이틀 뒤 초콜릿과 육포, 막걸리 등을 사들고 암매장 현장을 찾았다. 신씨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범행을) 사죄하기 위해 아버지 묘소를 찾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초콜릿을 구입한 것에 대해 “이날이 발렌타인데이라 죽은 아들에게 주기 위해서였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후에도 경찰 조사에 혼선을 주기위해 신 군의 입학을 준비했던 것처럼 보이기 위해 책가방과 신발 주머니 등을 구입해 놓기도 했다. 신 군이 진학예정이던 A 초등학교에서 입학식에 신군이 아무 이유 없이 불참한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한 지난 4일에도 신씨는 회사에 “아들을 찾으러간다”고 말하고 휴가를 얻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모 김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에도 “남편과 육아문제로 다툰 뒤 원영군을 데리고 이곳 저곳 다니다 잃어버렸다”고 거짓 진술해 경찰이 실종아동전단을 만들어 배포하고 수 백 명의 인력과 장비가 동원돼 연일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경찰은 김씨가 추가 수사를 통해 신군을 화장실에 감금하고 학대하는 과정에 살인의 고의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신씨를 상대로 학대를 공모했는지 확인하고 14일 자택과 암매장 장소 등에서 현장검증을 통해 김씨 등의 이 같은 범죄 사실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한 뒤 구속 만료 시한인오는 16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원영군의 장례는 이날 오전 친모 등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택장례문화원에서 치러진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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