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 이민자 출신 회사원, 어떻게 ‘에버턴’ 최대주주 됐나
-EPL 에버턴 구단 새 최대주주 이란인 부호 ‘모시리’
-이민자 출신 회계사서 단기간 막대한 富 쌓은 비결은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 기자] 자금난에 시달리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에버턴 구단이 새로운 투자자를 찾았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이란인 억만장자 ‘파르하드 모시리’(Farhad Moshiriㆍ60)가 그 주인공이다.

에버턴은 지난달 28일 모시리가 에버턴의 지분 49.9%를 매입해 최대주주가 됐다고 발표했다. 매각 금액은 2억 파운드(약 3400억원)로 알려졌다.

이란인 투자자 파르하드 모시리(60)

17년째 구단주를 맡아온 빌 켄라이트(Bill Kenwright) 회장의 지분율은 13.15%로 떨어졌다. 켄라이트 회장은 1999년 2000만 파운드에 에버턴을 인수한 이후 2007년부터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왔다.

켄라이트 회장은 에버턴 지분 매각을 알리면서 “철저한 조사 끝에 우리가 마침내 구단을 이끌어갈 완벽한 파트너를 찾았다고 믿는다”며 “축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충분한 자금력을 갖춘 모시리는 에버턴 정신 또한 잘 알고 있어, 그가 이 팀을 이끌 최적의 인물이다”고 밝혔다.

이번에 최대주주로 등극한 모시리 역시 “켄라이트는 나에게 에버턴 정신의 의미를 가르쳐 줬다”며 “나는 그를 도와 에버턴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게 돼 흥분된다”고 했다.


에버턴 구단의 선수들 [게티이미지]

이란ㆍ영국의 이중 국적자인 모시리는 러시아의 에너지와 철강 분야에 투자해 큰 돈을 번 부호다.

현재 모나코에 살고 있는 그의 자산 규모는 19억 달러(약 2조3000억원)로 평가된다. 그는 러시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인 ‘메탈로인베스트’(Metalloinvest)와 러시아 2위 이동통신사업자 ‘메가폰’(Megafon)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란에서 태어난 모시리는 1979년 이란이슬람혁명 이후 의사였던 부친을 따라 영국으로 이주했다.

모시리는 런던대학교 졸업 후에는 글로벌 회계ㆍ컨설팅 법인 EY(언스트앤영)와 딜로이트(Deloitte)에서 회계사로 일했다.

이처럼 이민자 출신의 회사원으로 상속재산도 없던 모시리는 어떻게 단기간에 부(富)를 축적할 수 있었을까.

바로 자신의 고객이었던 러시아 부호와의 남다른 ‘인연’ 덕분이었다.

러시아 신흥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62) [게티이미지]

딜로이트에서 일하던 1990년대 초 모시리의 고객 중에는 러시아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Alisher Usmanovㆍ62) 메탈로인베스트 창업자가 있었다. 모시리는 당시 우스마노프가 진행하는 여러 프로젝트의 회계업무를 보면서, 자연스레 그와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이후 우스마노프의 깊은 신뢰를 얻은 모시리는 그로부터 메탈로인베스트의 지분 5%를 받아냈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기업에도 투자했다.

특히 우스마노프와의 동업자 관계는 계속 이어졌고 그를 따라 투자한 다른 러시아 기업의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모시리의 자산은 급격히 늘었다. 모시리가 상당수 지분을 보유한 러시아 이통사 메가폰 역시 우스마노프가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모시리는 이번 에버턴 지분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보유하던 EPL 아스널 구단의 지분을 우스마노프에게 매각했다. 모시리는 2007년 우스마노프와 공동 소유한 투자사 레드&화이트홀딩스를 통해 아스널 구단의 지분 14.7%를 사들인 바 있다.

우스마노프는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광산 등 러시아의 국가 기간산업에 투자해 132억 달러의 부를 일궜다.

그는 특히 다른 올리가르히(소련 붕괴 후 거부가 된 신흥 재벌)와는 달리 정보기술(IT)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는 러시아 재벌로 유명하다.

우스마노프는 2014년 기업공개(IPO)로 ‘대박’을 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 등에 투자해 최대 500%의 투자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도 투자한 우스마노프는 최근 인도의 IT 기업, 전자상거래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