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세돌-알파고] “애초부터 불공정” “구글의 사기극(?)”...대국방식 문제 지적 쏟아져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이 애초부터 성립하기 어려운 불공정 게임이라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세계를 상대로 한 구글의 ‘장삿속’에 우리 바둑계가 놀아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알파고는 이미 공개된 이세돌 9단의 모든 기보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세돌 9단은 자신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아는 상대와 싸워야 하는 데, 이는 페어플레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정상에서 10년 이상 자리를 지킨 이세돌과 붙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9단은 10년 이상 세계 무대를 활약했다. 활동기간이 길었던 만큼 공개된 기보가 많다. 알파고가 분석할 자료가 충분한 셈이다.

반면 이 9단은 알파고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한국기원은 이번 대국에 앞서 이하진 국제바둑연맹(IGF) 사무국장을 통해 딥마인드에 알파고 관련 정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공식문서 형태가 아니었다. 구글 딥마인드 담당자는 구두로 “안 된다”는 뜻만 전달했다.

결국 이 9단이 가진 정보는 구글이 지난1월 ‘네이처’에 알파고 논문을 실으면서 공개한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과 알파고의 5번 기보 뿐이었다. 판후이 2단의 실력이 이 9단 보다 한참 아래다. 이 9단으로서는 약한 상대와의 기록만 보고 방심한 셈이 됐다. 이세돌 9단은 대국전 5전 전승을 자신하기도 했었다.

양 사무총장도 “판후이 2단과 알파고의 바둑을 보여주는 것도 방심하게 만들려는 속임수 작전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의심했다. 양 사무총장은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이 이런 불공정 문제를 많이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아침에도 IT 전문가들의 항의성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바둑계에서는 이번 대국의 문제점을 내놓고 거론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양 사무총장은 “바둑 기사는 지고서 변명하기를 싫어한”며 “자신이 약해서, 자신이 잘못해서 졌다고 인정하는 것이 기사의 미덕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세돌 9단도 승부사로서 이번 대국의 결과를 승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IT전문 전석진 변호사가 지난 달 9일 이번 대국을 ‘희대의 사기극’이라고 평가한 사실도 뒤늦게 화제다.
우선 알파고가 학습에 의해 상대방의 수를 예측하면서 두는 것이 아니라 이미 둔 수를 보고 나서 그 다음수를 계산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알파고가 광케이블로 인터넷망에 연결돼 구글 클라우드의 컴퓨터 자원을 무한정 사용하는 만큼 ‘훈수를 둬서는 안 된다’는 바둑원칙에 위배된다고도 지적했다. 또 일대일 대결이라는 바둑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