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서울시의회가 편성한 4.8개월치의 어린이집분 누리과정(만 3~5세 공통무상교육과정) 예산을 집행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11일 “현장의 혼란을 고려하고 시의회의 결정을 존중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이런 입장을 전날인 10일 서울시 측에 통보했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유치원뿐 아니라 어린이집의 보육료에 대해서도 4.8개월 치의 예산을 긴급 편성했다.
당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 아니므로 시ㆍ도교육청이 책임을 떠안을 수 없다며 시의회의 어린이집 보육료 편성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의회의 권한에 따라 예산이 수정 의결된 만큼 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의 집행을 미루기는 어려우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교육청은 이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대해 교육청의 본래 입장은 부동의였지만, 현장의 혼란과 학부모들의 절박함을 고려하고 4.8개월 편성을 의결한 시의회의 결정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서울시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집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서울시에 올해 1∼3월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이달 말 서울시에 지급할 방침이다.
이처럼 예산을 집행하기로 한 것은 누리과정 예산 갈등을 둘러싼 논의가 진전이 없는데다 이미 의회가 예산을 의결한 만큼 이를 거부할 명분이 별로 없고, 어린이집 학부모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누리과정 예산 확보 문제와 관련 법령 정비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으며 현행 무상보육이 후퇴하지 않도록 중앙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