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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 vs 알파고 2국] 이세돌 2패 충격…알파고, 거대한 산(山)이었다
-이세돌, 세기의 바둑대결 2국서도 패배 충격
-알파고, 중반까지 불리했으나 대추격 성공
-중앙 거대한 집 형성…이세돌 수비전략 격파
-기량, 인내, 버티기, 끝내기 등 모든면서 압도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6개월전 판후이 2단은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대결을 펼쳤고, 0:5로 패했다. 판후이는 나중 인터뷰를 통해 “알파고가 완벽했고, 대국을 하면서 거대한 산(山)처럼 느껴졌다. 나는 점점 위축됐다”고 했다.

판후이의 고백은 사실이었다.

인공지능 알파고의 엄청난 능력과 위력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이세돌 역시 알파고를 거대한 산으로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알파고가 또다시 이세돌 9단을 이겼다. 첫판(1국)은 방심했을 것이고, 이세돌이 그래도 2국부터는 이기지 않겠느냐는 시각은 말그대로 그냥 기대였을 뿐이었다. 이세돌은 2국 종반에 마침내 돌을 던졌다. 백을 잡고, 백기투항했다.

알파고는 계산이 정확했고, 몇차례 실수는 있었지만 고도의 수만 뒀다. 변칙의 수도 내놨고, 최강수도 던졌다. 이긴다는 확신이 생긴 이후에는 정확한 수만 뒀다. 이세돌은 알파고의 초정밀 수에 당황했고, 흔들렸다. 이세돌 9단이 실수한 것은 거의 없다. 다만 알파고가 더 완벽하게 둔 것이다.

예상과 달리 창과 방패 역할은 바뀌었다.

1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된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바둑대결 2국에서는 세계 최강 공격수(바둑 고수)인 이세돌 9단이 오히려 수비했고, 대응수 찾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인공지능 알파고는 공격을 택했다. 이세돌 공격, 알파고 수비로 일관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은 깨졌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대결’ 2국은 종반 직전 판세가 결정됐다. 중앙 거대한 집을 확보한 알파고는 끝내기 역시 빈틈없이 수행했다. 이세돌은 결국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돌을 거뒀을때 표정은 정말 무거웠다.

2국에서도 패함에 따라 이세돌은 3, 4, 5국을 이겨야 최종 승리하는데 1,2국 내용만 보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알파고는 예상외로 대단히 강했고, 방어망과 수비망도 완벽해 역전이 버거워 보인다.

김성룡 9단은 해설을 통해 “알파고의 집 계산 능력이 정말 엄청나다”며 “몇번 바꿔치기를 하고, 역습의 수를 내면서도 중반이후 시종일관 우세를 유지한 것은 경이로울 정도”라고 했다.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 이미지.

중반까지는 이세돌 9단이 유리했다. 하지만 알파고가 대추격에 나서면서 팽팽한 접전으로 바뀌었고, 어느샌가 알파고의 우세 흐름으로 바뀌었다.

2국 중반까지는 알파고가 꾸준히 변칙수를 들고 나와 흔들기를 시도했고, 이세돌은 대응을 무난히 했다. 9일 첫대국과는 완전이 스타일이 바뀐 흐름이다. 하지만 막판 대추격에서 알파고가 계속 포인트를 획득했다.

송태곤 9단은 해설을 통해 “이세돌 하면 과감하고 저돌적인데 오늘은 그런 수는 없었다”며 “어제 패배를 의식해 철저한 수비와 대응에 주력했다. 이 9단이 실수한 것도 없는데 진 것은 정말 알파고의 뛰어난 능력 밖에 해석할 길이 없다”고 했다. 

다만 2국 내용을 보면 알파고가 흑을 잡을때는 허점이 약간 있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내놨다. 1국에서 백을 잡은 알파고는 거의 완벽했는데, 흑을 잡은 2국에선 허점이 노출됐다는 것이다.

송태곤 9단은 “알파고가 흑을 쥐었을때 허점이 있는 것 아닌가 한다”며 “어제의 대국에선 알파고가 백을 잡았기에 이세돌 9단의 수에 따라 대응하면 됐지만, 오늘은 주도권을 의식해 착점해야 하는데 그런 점은 허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상대방이 두는 수에 따라 대응의 수는 완벽하지만, 주도권 장악을 위해 선점의 수를 둬야 하는데는 학습이 덜 된 것 같다는 의미다. 보통 프로바둑에서 흑을 쥐게 되면 자신의 스타일대로 바둑 흐름을 펼칠 수 있다. 그래서 덤이라는 게 생겼고, 이번 대국의 경우 흑을 잡으면 중국식대로 7.5집의 덤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중대한 허점은 아니었다. 알파고의 선수(先手) 능력은 중반이후 다시 살아났고, 중반이후 종국까지는 그대로 우세를 이어갔다.

1국은 이세돌 9단이 방심했고, 낯선 환경이라 졌다고 볼 수 있었지만 2국에선 대국 내용도 결과도 알파고 승으로 나타나면서 알파고의 대단한 능력을 확실히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됐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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