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일본도 ‘신상털기’논란…‘절도 오인’ 자살 학생 담임 비난 빗발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고등학교 진학 실패로 자살한 중학생이 학교 측의 기록 오류로 불이익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네티즌은 기록을 이유로 학생을 절도범으로 몬 담임 선생을 “살인범”으로 몰며 분노했다. 일부는 담임교사의 사진과 신상 정보가 유포하는 이른바 ‘신상 털기’에 나서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일본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니챤네루’의 이용자들은 10일 히로시마(広島)현 후츄쵸(府中町) 소재 중학교에서 자살한 남학생을 진로했던 담임교사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이들은 “살인자의 사진”이라며 “기록이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학생을 도둑으로 몰아 죽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자료=j-cast.com]

지난해 후츄쵸 소재 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A 군은 자신의 희망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담임 선생에게 추천서를 요청했다. 하지만 A 군의 담임교사는 A 군이 중학교 1학년 시절 절도를 저질렀다는 기록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해당 교사는 A 군의 학부모에게도 해당 사실을 알리며 “절도 사실이 있기 때문에추천서를 작성해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기록이 이름을 착각해 발생한 전산오류였다는 것이다. 진상규명에 나선 지역 교사위원회는 “2013년 절도사건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문서에 이름이 잘못된 사실을 당시 사건을 조사하던 교사가 정정했으나, 전산자료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어떤 경위로 데이터베이스(DB)에 기록이 정정되지 않았는지는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A 군의 담임교사는 “학생이 강하게 반발하지 않아 기록이 사실이라고 확신했다”고 해명했다. 학교 측은 지난 9일 진로지도를 전적으로 교사의 재량에 맡기고 진로 매뉴얼이나 자료 관리 체제가 부재한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안일한 대응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교에는 담임교사의 처사를 규탄하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이들은 A 군 담임교사의 사진과 개인정보를 게시하며 “살인자“라고 격분했다. 또, “기록의 사실관계만 확인해봤어도 A 군이 자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교사 자격을 박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의 거센 반발로 일각에서는 A 군의 진상규명보다 담임교사에 대한 신상정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 교육평론가는 온라인매체 J-cast에 “자살한 학생은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에 문제가 없는 ‘착한 아이’였다고 들었다”며 “교사가 기계적으로 진로상담에 임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류 데이터만으로 추천서를 작성해주는 추천제도가 과연 옳은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