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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선 ‘스윙보트’는 백인 남자들] “자유무역 때문에 일 뺏겨”…뿔난 백인남성‘민주당 엑소더스’
경제불평등 불만 백인 노동자들
민주당 떠나 공화당 지지로 유턴
15일 미니슈퍼화요일 표 향방 관심



“올해는 분노한 백인 남성들의 해…”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8차 경선을 분석하면서 내놓은 답이다.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으로 인해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백인 남성 노동자들이 ‘아웃사이더’의 반란에 도화선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유무역으로 인한 미 백인 남성 노동자들의 상실감은 미 대선 본선에서도 스윙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군단’은 백인 남성 노동자…샌더스의 동력도 백인 남성=지난 8일 미국 대선 경선 결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버니 샌더스 민주당 후보가 선전한 것은 분노한 백인 남성들 덕이었다. 다른 나라와의 무역으로 인해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백인 남성들이 두 후보의 지지 기반으로 나타났다. 이날 트럼프는 많은 수의 대의원이 걸린 미시간주와 미시시피주에서 승리를 거뒀다. 샌더스도 대의원 147명이 걸린 미시간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이겼다.

WSJ에 따르면 미시간주 공화당 경선에서 유권자의 52%는 남성이었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남성 유권자로부터 43%의 지지를 얻었다. 존 케이식 후보가 23%로 뒤를 이었다. 반면 여성 유권자의 30%는 테드 크루즈 후보를 찍었고, 트럼프는 28%를 얻었다. 특히, 트럼프는 정부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미시간주 유권자의 32%가 연방정부에 분노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트럼프는 이들 가운데 48%의 지지를 얻었다. 크루즈가 24%였던 것에 비하면 두 배 수준이다.

미시간주에서 ‘무역이 일자리를 창출하냐, 뺏아가냐’고 물었을 때 공화당원의 절반 이상은 ‘뺏아간다’고 답했다. 이같이 대답한 유권자 가운데 42%는 트럼프를 찍었고, 23%는 크루즈를 선택했다. 미시시피주 유권자 중에서는 41%가 연방정부에 분노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들 가운데 57%는 트럼프를 찍었다.

‘트럼프 군단’의 주축을 이루는 백인 남성 노동자는 대선 본선에서도 트럼프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WSJ-NBC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과 트럼프가 맞붙으면, 트럼프(38%)가 클린턴(51%)에게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백인 남성 유권자만 놓고 보면 트럼프는 53%, 클린턴은 35%로 트럼프가 이긴다.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이들 백인 남성 노동자를 얼마나 투표장에 끌어 모으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유권자 중에서도 분노한 백인 남성들이 샌더스를 지지했다.

미시간주 여성 유권자들은 클린턴을 더 많이 찍었다. 반면 남성 유권자 가운데 54%는 샌더스, 44%는 클린턴을 지지했다. 특히 ‘소득 불평등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여기는 유권자들 가운데 샌더스는 60%, 클린턴은 39%의 지지를 얻었다. ‘무역이 일자리를 뺏아간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56%)은 샌더스를 선택했다. 반면 클린턴은 43%였다.

샌더스는 미시간주 유세 기간 중 자신이 유일하게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후보자라는 것을 강조했다. 디트로이트 등 공업도시들이 많은 미시간주에서 샌더스는 FTA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 들었다. 특히 부동층이었던 백인 남성들이 샌더스를 지지함에 따라 샌더스는 꺼져가던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게 됐다.

▶‘미니 슈퍼 화요일’ 승자도 트럼프ㆍ샌더스?=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도 트럼프의 강세가 점쳐지고 있다. 특히 ‘미니 슈퍼 화요일’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플로리다주와 오하이오 주의 경우 벌써부터 트럼프가 여론조사에서 수월하게 1등을 유지하고 있다.

9일 발표된 CNN-ORC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는 플로리다주와 오하이오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트럼프가 지지율 40%, 마르코 루비오 후보가 24%를 기록했다. 오하이오주에서도 트럼프가 41%, 케이식 후보가 35%에 그쳤다.

자칫 잘못하면 마르코 루비오의 텃밭인 플로리다 마저 트럼프에게 넘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오하이오 주는 미시간 주와 같이 백인 블루칼라 노동자가 많은 ‘러스트 벨트’(Rust Belt)를 형성하는 지역이다. ‘트럼프 군단’의 주축 세력이 터를 잡고 있는 곳인 셈이다.

민주당의 경우 플로리다주에서 클린턴이 61%, 샌더스가 34%로 클린턴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오하이오주에서도 클린턴이 63%로 샌더스(33%)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당초 클린턴 전 장관의 압승이 점쳐졌던 미시간에서 샌더스가 승리하면서 클린턴의 안전망에도 큰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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