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이세돌-알파고 대결, 승패 아닌 진화를 보자
이세돌이 졌다. 한 판을 졌을 뿐인데 세상은 우울하다. 인류가 개발한 최고의 지적 게임에서마저 기계에 당했다고 한탄한다. 하지만 바둑 천재와 최첨단 인공지능의 대결은 인류가 만든 인간 능력 진화 과정의 시험대중 하나일 뿐이다. 산업발전은 기계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일에 다름 아니다. 안경은 눈의 진화이고 자동차는 발의 진화다. 인간의 계산 능력은 주판을 거쳐 컴퓨터까지 왔다. 인터넷은 지식소통의 발전이다. 모든 산업제품이 다 그렇게 설명된다. 직관의 영역이라고 다를게 없다. 이같은 진화들로 세상은 더 발전했고 그 흐름을 주도한 사람들이 과실을 먼저 얻었다.

그래서 우린 이세돌-알파고 대결에서 승패가 아닌 진화를 봐야한다. 알파고를 개발한 하사비스를, 그와 손잡은 구글의 통찰력과 결단을 연구해야 한다. 20억원도 안되는 돈으로 세기의 대결을 만들고 세계 인공지능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전략을 새겨야 한다.

데미스 하사비스(구글 딥마인드 CEOㆍ41)는 집념의 인생 개척자다. 그도 이세돌만큼이나 천재다. 네 살에 체스를 배워 14살에 영국 체스 챔피언이 되고 고등학교를 조기졸업했다.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진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했고 런던 대학원에서 인지신경과학을 연구했다. 그 사이 ‘테마파크’를 비롯한 다양한 두뇌 게임을 개발해 사업 수완도 보였다.

하사비스의 연구에 관심을 가진 구글이 손을 내밀었고 그는 비디오 게임을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DQN(Deep Q-Network)을 만들었다. 그의 인생사 모든 과정은 인공지능 혁명으로 집중되어 있다. 알파고는 그 집념이 만들어가는 결과물 중 하나다. 이미 그는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의 범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의료, 법률 등 그 범위는 실로 상상을 초월한다.

하사비스라는 인공지능계의 이세돌을 알아본 구글이 얻게 될 과실은 상상을 초월한다. 알파고가 던져 준 강화학습이란 인공지능의 진화결과는 번역,맵 등 구글의 빅데이터에 엔진을 달아준다. 쉬지도 먹지도 않고 무한동력으로 일하는 엔진이다. 앞으로 구글의 막대한 캐시카우가 될 어느 것에도 인공지능의 엔진은 장착되고 엄청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이 9단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을 승부로 보는 건 바둑계로 족하다. 그 이면 인공지능의 진화를 봐야 한국의 미래가 생긴다. 이세돌이 이번 대국에서 승리하길 바란다. 이세돌 키드가 나오면 좋겠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로 하사비스 키드가 한국에서 쏟아지길 더 기대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