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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개막' KLPGA, 28년만에 250배 판 키웠다
올 4개대회 신설…우승상금 38년만에 1750배·총상금은 28년만에 250배 급팽창


우승상금은 38년만에 1750배, 총상금은 28년만에 250배.

‘골프 한류’로 불리며 세계에서 압도적인 파워를 과시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기적같은 숫자다. KLPGA 투어가 10일 중국 둥관의 미션힐스 골프클럽에서 개막한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2016’을 시작으로 올시즌 9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2016 시즌은 규모 면에서 KLPGA 역사를 새롭게 쓰는 해가 됐다. 역대 가장 많은 33개 대회에 총상금은 무려 212억원(평균상금 6억4000만원)에 달한다. 종전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29개 대회, 185억원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총상금이 200억원을 돌파한 것은 KLPGA 투어 사상 최초다.

중국과 공동 주관하는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더 달랏 at 1200 레이디스 챔피언십 등 4개 대회가 신설됐다. 2007년에 시작해 올해 개최 10주년을 맞는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베테이셔널’은 총 상금액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올렸다.

규모 면에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34개 대회 총상금 753억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38개 대회 총상금 385억원)와 함께 세계 3대 투어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10일 9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 2016 한국여자프로골프(KPGA) 투어가 역대 최초로 총상금 200억원을 돌파하며 미국(LPGA) 일본(JLPGA)과 함께 세계 3대 투어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열린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 많은 갤러리들이 모인 모습.

KLPGA가 독립된 협회로 정식 출범한지 28년 만에 일궈낸 엄청난 성장이다. 1988년 남자프로협회 산하에 있던 여자프로부가 분리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를 창립했다. 남자협회가 새출발하는 여자부에 힘을실어주기 위해 내놓은 3000만원이 지금 영화의 ‘종잣돈’이 됐다. 제대로 모습을 갖춘 투어가 그 해 시작됐는데, 시즌 첫 대회인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는 총상금이 1500만원, 챔피언 고우순의 우승 상금은 400만원이었다. 전체 대회 수는 8개, 총상금은 8440만원. 올시즌과 비교하면 28년 사이 총상금 규모가 무려 250배나 커진 것이다.

사실 여자프로 공식 첫 대회는 10년을 더 거슬러 올라간 1978년 KLPGA 선수권이었다. 1세대 프로인 故 한명현이 우승하며 여자프로골프 제1호 챔피언에 등극했다. 한명현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우승 상금은 8만원으로 기억한다. 남자대회 상금에서 조금 떼어 준 거라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쌀 한 가마니(80kg)가 3만원, 현대자동차 포니가 250만원 하던 시절이었다. 평균 우승상금이 1억4000만원에 육박하는 올시즌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차이다. 우승상금은 38년 만에 1750배가 증가한 셈이다.

여자골프 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TV 중계권료로도 증명된다. KLPGA는 2014년 초 SBS골프와 중계권 계약을 하며 3년간 135억원(연간 45억원)을 받는 대박을 터뜨렸다. 그 전 3년간은 SBS골프와 J골프(현 JTBC골프)가 합쳐서 연간 10억원대의 중계권료를 지불했었다. 가장 인기있는 프로 스포츠인 프로야구는 연간 360억원, 프로배구는 연간 40억원이다.

올해로 3년 중계권 계약 기간이 끝나는 SBS골프의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할 순 없지만 지난 2년간 KLPGA와 SBS골프가 함께 양적으로 질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고 자부한다. 이제 KLPGA 투어는 해외로 외연을 넓히는 수준이 됐다. 특히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대회를 하면 한국여자프로골프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며 “KLPGA 중계권 재계약을 반드시 성사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자골프를 후원하는 한 기업의 관계자는 “경제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KLPGA 투어만은 예외다. 신규 대회를 끼워넣기 어려울 만큼 시즌 내내 대회가 이어지고 있고 여자 골프단 창단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기업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 KLPGA 투어 중계권료는 또 기록적인 금액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LPGA 투어 시청률도 매년 오르고 있다. 박성현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6월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 평균 시청률이 1.59%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 ‘미생’ 첫 회 등이 1.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KLPGA 투어 콘텐츠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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