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대결에 대한 열기는 오전부터 내내 뜨거웠다.
이날 경기는 포시즌스호텔 6층에 각각 영어와 한국어 해설을 하는 두 개의 중계실을 두고 생중계됐다.
경기 초반에는 알파고가 정석대로 수를 두었고, 이에 이세돌 9단이 변칙적인 수로 대응하며 유리하게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장내 분위기 역시 이세돌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예상하며 농담까지 던지는 여유가 넘쳤다.
해설진은 “알파고가 생각보다 발전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기가 중반에 접어들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예상과 달리 알파고가 이 9단을 압박해갔던 것.
알파고는 판세가 불리해지자 흑 세력이 강한 중앙 우측에 뛰어들었다. 이는 알파고가 필요할때 강한 공격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모두가 예상치못한 돌발 변수가 나오자 이세돌9단도 멈칫하며 허를 찔린 듯한 표정을 내비쳤다.
해설자는 “이 9단이 초반 강한 수를 뒀고, 알파고가 물러날 줄 알았는데 계속 버티자 이 9단도 알파고의 실력을 인정한 것 같다”며 “실력이 강해 정말 놀랐다”고 했다.
이 날 경기장을 찾은 이세돌의 스승 권갑용 8단 역시 “알파고가 생각보다 너무 잘한다”고 말했다.
승패를 결정하기 위해 집을 세던 해설진이 “알파고가 이긴 것 같다”고 하자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결국 186수만에 이세돌 9단이 바둑돌을 던지며 패배를 인정하자 대국장을 찾은 이들 모두 당황한 기색을 숨길 수 없었다.
이세돌-알파고 대국 첫판은 예상보다 뛰어난 실력을 보인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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