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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경영’ 족쇄찬 제약산업-②광동제약] 광동제약, 오너일가 지분 18% 고작…적대적 M&A 노출
최성원 부회장 일가 총지분 17.4%
오너체제 타 제약사보다 적어 주목
단기간 외형성장에 집중
작년 ‘비타500’ 등 식음료사업 확대
‘우황청심원 40년 고집’ 정체성 흔들
매출 늘었지만 수익성은 되레 악화



‘우황청심원’, ‘광동탕’ 등 한약재를 주원료로 한 제품으로 이름을 알린 광동제약이 식음료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업계의 관심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창업자인 고 최수부 전 회장이 2013년 7월 타계한 이후 아들인 최성원 부회장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걸 계기로 식음료 사업에 중점을 둬 ‘우황청심원 40년 고집’이라는 광동제약의 정체성이 옅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창립 52주년을 맞은 이 회사는 긴 호흡으로 투자해야 하는 제약업 대신 단기간 외형을 키울 수 있는 식음료에 집중한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광동제약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면 제약회사라고 하긴 어색할 정도로 식음료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편”이라고 했다. 


▶식음료사업 확대로 매출은 급증, 수익성은 하락=광동제약의 작년 매출은 9554억8024만여원이다. 전년 대비 83% 급증했다. 증가율 면에서 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를 압도한다.

원동력으론 ‘비타500’, ‘제주삼다수’의 판매호조가 꼽힌다. 물론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로타릭스 등 과 백신 8개 품목을 국내에 판매ㆍ유통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효과도 있다.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수익성은 제자리인 형국이다. 작년 영업이익은 510억여원, 당기순이익은 357억원이다. 전년보다 각각 1.1%, 2.1% 느는 데 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광동제약의 매출 증가율은 국내 10대 제약사 중 가장 높다”면서도 “매출 증가세에 견줘 볼 때 수익성은 되레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동제약의 주가(3월 4일 기준)는 1만900원으로, 시가총액은 5714억원이다. 이 회사의 주식 액면가는 1000원으로, 기업가치는 불과 10배 정도 오른 걸로 볼 수 있다. 매출 순위 기준으로 광동제약보다 후순위에 있는 한 회사의 주가(액면가 2500원)는 8만원대이고, 시가총액이 9304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광동제약의 외연 확대가 주식시장에선 크게 평가받지 못하는 셈이다.

▶오너일가 지분 20% 미만…경영안정화 우려 시각도=업계는 광동제약 오너 일가가 갖고 있는 총 지분이 다른 제약업체보다 적다는 점에 주목한다. 최성원 부회장은 광동제약 지분의 6.59%(345만5604주)를 보유하고 있다. 모친인 박일희 명예회장은 1.29%(67만5937주), 부인 손현주씨는 0.48%(25만주)다.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장남 최윤석 군은 0.48%(25만주)다. 최 부회장의 둘째 누나 최행선씨 0.04%(2만 3000주), 셋째 누나 최지선씨 0.11%(5만 834주), 막내누나 최지원씨 0.1%(5만주) 등 직계 가족 보유 지분을 합치면 총 9.09%다. 여기에 더해 최성원 부회장이 2대 주주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가산문화재단의 보유지분 5%(262만 1042주)에 광동생활건강 3.05%(160만주)를 합치면 17.14%다.

이밖에 임원진들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지분을 합쳐도 17.86%로,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경영권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주요 제약회사의 대부분이 오너체제로, 최소한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데 반해 광동제약은 불과 18%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녹십자의 일동제약 인수 시도 사례에서 보듯 제약회사간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정부의 제약ㆍ바이오산업 육성 의지에 따라 제약회사의 라이선스에 대한 외부의 관심이 커지면 광동제약이 경영권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양규 기자/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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