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지난달부터 비디오포털을 통해 VR 방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과 한국 땅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여행 코너, 미모의 강사와 마주보여 요가를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피트니스 프로그램, 스텔라, 비스트 등 아이돌 그룹의 공연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는 뮤직 코너, 나도 모르게 두 눈을 질끈 감게되는 롤러코스터 맨 앞자리에서 찍은 영상이 있는 체험 섹션 등 다양한 분야의 VR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최근에는 인기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의 요리시간 동안 뒤에서 다른 요리사나 출연진, 연출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자페 프로그램도 속속 업데이트하고 있다.
비디오포털에서 제공하는 VR 동영상의 특징은, 거추장스러운 전용기기 없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VR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점이다. 기어VR이나 LG360VR 같은 전용기기들이 아직 대중화되지 못한 현실을 반영한 현명한 선택이다. 실제 비디오포털을 통해 본 VR 영상들은, VR해드셋을 쓰지 않고서도,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비행기에서 360도 카메라를 이용해 찍은 한반도 상공의 아름다운 모습, 서울 이곳저곳을 담은 360도 영상, 스노우보드 선수 머리 위에서 찍은 영상 등은 일반 동영상과는 차원이 다른 VR만의 맛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다만 VR 동영상 서비스가 수익 모델, 즉 유료화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숙제가 있음도 느낄 수 있었다. 킬러 콘텐츠의 부족이다. 관광공사 홍보물 같은 풍경 영상, 눈요기 요가 프로그램만으로는 소비자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박진감 넘치는 프로야구, 프로배구 생중계, 다양한 각도에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성인물, 게임 같은 VR만의 콘텐츠가 아쉬웠다. 일부 국내 VR 영상 제작자들이 한 달에 몇 편씩 전용 성인 영화를 만들고, 또 다양한 분야에서 제작을 시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LG유플러스의 보다 적극적인 확장 전략이 아쉬웠다.
하지만 VR 콘텐츠 서비스를 한 발 앞서 시작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또 방송과 신문 지면, 온라인 뉴스 사이트를 연일 오르내리는 VR을 소비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맛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LG유플러스의 시도는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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