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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 vs 알파고 내일 세기의 대결] 인공지능도 돌 던지고 불계패 할까?…정말 궁금한 3가지
5집 이상 차이 나도 알파고 돌 안 던질 듯
패싸움선 무한상상력·창조적 인간 더 유리
초읽기는 제한시간 2배 늘어 알파고쪽 이득



이세돌은 인간 상상력이 기계가 넘볼 수 없음을 확인할 것인가, 아니면 알파고가 인간두뇌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할 것인가.

바둑팬은 물론 과학계, 세계 산업계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는 이세돌과 알파고(인공지능)의 세기의 바둑대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4차 산업혁명의 화두 중 하나가 인공지능(AI)이라는 점에서 이 대결을 계기로 글로벌IT업체들의 AI 진화 경쟁도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8일에는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회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구글 측이 마련한 자리로, 세기의 대결 개막을 선언하는 동시에 향후 대국에 관한 세부적 설명이 뒤따랐다. 대국을 위해 알파고 개발자인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했고,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도 방한해 대국을 관전한다.

인간 vs 기계의 전쟁. 이 흥미로운 세기의 대결에는 지구 역사적 의미가 큰 만큼 궁금한 것도 매우 많다.


불계패 나올까=초절정 고수들간의 바둑 대결에선 집 차이가 날 경우 ‘돌을 거두는’ 일이 잦다. 어차피 끝까지 둬봐야 역전은 불가능하기에 ‘포기한다’는 뜻으로 돌을 던지는 것이다. 이를 불계패라 한다. 프로기사들의 경우 대국 후반때 2~3집 차이가 나면 끝내기를 통해 역전을 하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만, 대략 5집 이상의 차이가 나면 돌을 거둔다. 일종의 항복선언이자, 예의다.

이는 5집 이상의 차이가 나면 역전할 확률이 0%라는 뜻이 된다. 그만큼 초절정 고수들 싸움에선 한두집을 후반에 이득보는 것이 힘들다.

이에 만약 알파고가 이세돌에게 불리할 경우 돌을 던지는 일이 생길지 주목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알파고가 돌을 거두는 일은 없을 것 같아 보인다. 정동환 한국기원 부장은 “알파고는 경우의 수를 찾아가면서 유리함을 추구하기에 상당히 보수적인 스타일이며 그동안 기보로 확인된다”며 “사람으로 치면 신산으로 불린 이창호 9단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는 “바둑에서 불계패가 나오는 것은 고수가 하수를 다룰때, 무리한 바둑으로 돌이 대거 잡힐때, 계산착오로 대국을 망쳤을때 등의 경우인데 계산에 강한 알파고가 이 셋중 하나에 빠질 확률은 없다. 실제 알파고가 돌을 거둔 경우는 없다”고 했다. 그는 “따라서 이 9단과의 대국에선 알파고가 아슬아슬하게 집의 균형을 맞추거나 약간의 우위를 점하는 수를 택할 것이고, 이러면 어느 한쪽이 망하는 바둑이 형성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여기서 알파고 약점을 찾을 수 있다. 이 9단이 공격 일변도로 파상공세를 펼치거나, 상상외의 강수로 알파고를 공략할 경우 적잖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이세돌 강공을 요리조리 피한후 각종 경우의 수가 줄어드는 중반과 후반에서 철저한 집계산으로 알파고가 갈 경우엔 이 9단이 불리하다.

알파고에 패한 판후이 2단이 나중에 “(알파고와 싸울때)거대한 벽처럼 느껴졌다. 반면 나는 스스로 위축됐다”고 실토한 것을 감안하면, 느릿느릿하지만 철벽같은 알파고에 이 9단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패싸움 누가 유리할까=패싸움은 바둑의 꽃으로 불린다. 세상에서 가장 오묘한 수로 통한다. 패는 서로 한 알을 따내면서 피튀기는 유리한 국면으로 진행키 위해 보통 결행한다. 아무때나 패를 쓰는 것은 아니다. 오직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을때 활용하는 수법이다.

이세돌 9단 같은 초절정 고수는 패를 남발하지 않는다. 승부를 결정짓거나, 역전의 강공을 택할때 패를 감행하는 것이다.

현재까진 패의 활용도는 무한 상상력과 창조성을 가진 인간이 더 뛰어나다는 게 정설이다. 인공지능은 패의 유불리, 즉 패를 이기느냐 지느냐의 이분법적으로 게임에 임하지만 인간은 직관과 감각을 더해 전체 대국 흐름을 뒤짚는데 사용하곤 하는 것이다. 이에 이 9단이 알파고에 패싸움을 걸 경우, 알파고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되는 것이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이 9단 역시 최고수이기에 패를 잘 쓰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패싸움을 걸어 승기를 취하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초읽기 누가 유리할까=이번 대결에선 6개월전 판후이-알파고 대국 보다 시간이 늘어났다. 알파고와 판후이 2단과의 경기는 1시간의 제한시간과 30초 초읽기가 3회 주어졌다. 이 9단과의 대결은 2시간 제한시간에 6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2배로 늘어난 셈이다.

이는 누구에게 유리할까. 결론적으로 알파고 쪽이 이득이다. 알파고는 시뮬레이션을 주로 중반전에 많이 배정할 것이며 알파고는 이 9단이 착수를 생각할 때에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며 30초에 10만~20만번의 시뮬레이션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상대방이 착점할 동안 끊임없이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알파고에 비해 인간은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자신의 착점 때 집중할 수 밖에 없기에 총 소요시간에서 알파고의 몫이 더 커진다는 의미다.

물론 반대 시각도 있다. 이 9단과 같은 초절정고수는 정해진 시간에 초읽기 시간까지의 착점에 익숙하기에 그 활용도가 기계에 비해 능숙하다는 것이다. 초읽기에 몰리더라도 최적의 수를 찾아내는데는 인간의 감각, 직관이 더 빛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사람인 이세돌이 화장실에 갈 경우 알파고는 뭐할까 ▷알파고 대신 착점을 하는 사람이 자칫 실수를 하면 어떻게 될까 ▷알파고도 초읽기에 몰릴까 등의 여러가지 궁금증이 바둑팬들 사이에선 얘깃거리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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