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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배작물의 매력 ①] 부모보다 똘똘한 교배채소…맛도 영양도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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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자신의 장점만 물려 받길 바란다. 부모의 철 없는 바람이 실현되는 일은 매우 드물지만, 채소나 과일에서는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 서로 다른 종의 채소를 교배해 탄생시킨 교배채소나 교배과일은 부모채소(?)보다 영양도 많고 맛도 독특해 인기다. 부모보다 나은 자식이 여기 있는 셈이다.

[사진출처=123RF]

▶시장에서 보셨죠? 성큼 다가온 교배채소 = ‘리얼푸드’에 따르면 대표적인 교배채소는 양배추와 순무 사이에서 태어난(?) 콜라비다. 겉으로 보기엔 순무와 비슷한데, 순무라 하기엔 몸집이 너무 통통하다. 썰어놓으면 그 모습이 꼭 무 같은데, 무의 아린 맛은 없고 단 맛이 강하다. 수분도 많아 아삭아삭한 식감이 더 도드라진다.

쌈추는 쌈을 많이 먹는 한국의 식문화에 최적화된 교배채소다. 배추와 양배추를 교배시킨 쌈추는 길이는 배추보다 짧고, 잎이 둥글어 쌈 싸기에 딱 좋다. 다른 교배채소들의 원산지가 대부분 외국인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탄생시킨 교배종이라는 것도 정감이 가는 대목이다. 배추의 쌉쌀한 맛과 양배추의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고기, 야채 등 각종 쌈 재료와도 잘 어울린다.

국제결혼으로 탄생한 교배채소도 있다. 베이비 브로콜리, 스틱 브로콜리, 스파레이션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브로콜리니가 그 주인공이다. 지중해가 원산지인 브로콜리와 중국 출신의 채소 카이란이 만나면 브로콜리니가 된다. 브로콜리니를 탄생시킨 국가는 지중해를 끼고 있는 이탈리아도, 중국도 아닌 일본이다. 브로콜리니는 줄기가 브로콜리보다 얇고 길다. 봉오리 부분은 브로콜리보다 훨씬 작은데, 줄기가 달고 부드러워 먹기 편하다.

브로콜리니. [사진출처=123RF]

▶부모보다 똘똘한 교배채소, 맛있게 먹으려면 = 교배채소의 인기는 먹기 편하고, 새로운 맛이 소비자들을 자극한다는 점 등에 있다. 무엇보다 부모 채소도 갖추지 못한 각종 영양소를 포함한 똘똘한 채소라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콜라비는 평균 칼륨 함량이 340㎎으로 부모채소인 양배추(206㎎)보다 많다. 노폐물 배출 효과가 양배추보다 좋다는 뜻이다. 칼슘 흡수를 도와주는 인(187㎎)도 양배추(29㎎), 순무(39㎎) 보다 월등히 많고, 비타민C(57㎎)는 순무(17㎎)의 3배에 달한다.

쌈추는 평균 칼슘 함량이 99㎎으로 양배추(43㎎)의 2배, 배추(35㎎)의 3배 수준이다. 철분(1.8㎎)과 비타민A(165㎎)도 풍부하다. 양배추의 철분(0.4㎎), 비타민A(10㎎) 함량을 고려하면 3~4배 많은 셈이다.

맛도 영양도 꽉 들어찬 교배채소는 보통 그 식감이 생으로 먹기에도 적합하게 설계됐기 때문에 샐러드로만 먹어도 무방하다. 콜라비는 다양한 활용법이 나왔는데, 보통 무 대용으로 많이 쓴다. 무생채처럼 콜라비생채를 만들기도 하고, 콜라비 깍두기도 무와는 다소 다른 맛으로 인기다. 얇게 썰어 밀가루 반죽을 입힌 후 전을 부치면 달착지근한 맛이 일품이다. 한정식집에서는 후식으로 과일 대신 콜라비를 생으로 잘라 내기도 한다. 콜라비를 양배추와 섞어 갈아 마시면 위장이 약한 이들에게 좋다고도 전해진다.

쌈추는 말 그대로 쌈으로만 먹어도 훌륭하다. 손으로 듬성듬성 뜯어 무침을 하거나 겉절이를 해도 좋다. 새콤달콤한 과일 드레싱을 곁들이면 손색없는 샐러드가 된다.

브로콜리니는 살짝 데쳐서 드레싱과 버무리면 샐러드로 즐길 수 있다. 푹 익힌 브로콜리니는 고기 곁들임 야채로도 좋은데, 소고기 스테이크와 브로콜리니, 홀그레인 머스터드 소스는 궁합이 잘 맞는 조합이다.

[사진출처=123RF]

▶교배채소만 인기? 나는야 교배과일 = 교배작물은 교배채소만 있는게 아니다. 과일 중에서도 이색 교배과일이 최근 대중들에게 소개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만감류 과실의 대표격인 한라봉이나 천혜향도 엄연한 교배과일 1세대 격이다. 교배과일 1세대는 자리를 굳건히 잡고, 2세대 등 후속 교배과일을 낳고 있다. 2005년 오렌지와 밀감 사이에서 태어나 첫 선을 보인 천혜향은 2013년에 한라봉과 교배해 황금향을 탄생시켰다.

카라카라 오렌지는 자몽과 오렌지를 교배한 과일이다. 겉모습은 일반 오렌지와 다를 바가 없지만 잘라보면 속 과육이 붉으스름한 자몽 색 그대로다. 당도는 오렌지보다 높고 자몽 특유의 새콤 쌉싸름한 맛이 확 줄어 자몽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먹기 편하게 됐다.

따지고 보면 자몽 자체도 교배과일의 일종이다. 왕귤과 스위트오렌지를 교배시켜 얻은 과일이 자몽인데,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시중에 나온 것을 크게 나누자면 루비레드와 다크레드, 메로골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루비레드는 과육이 옅은 붉은 빛이고, 다크레드는 과육 색이 더 짙은 붉은 색이다. 메로골드 자몽은 겉 껍질이 연두색 내지는 노란색이며, 과육 역시 노란색에 가깝다.

만감류 외에 다른 교배과일로는 나디아 자두를 들 수 있다. 나디아 자두는 자두와 체리를 교배시킨 것으로, 당도가 자두보다 훨씬 높은 20브릭스에 달한다. 크기는 일반 체리보다 3배 정도 커, 과육 씹는 맛을 즐길 수 있다. 영양은 부모과일을 쏙 빼닮았다. 검붉은 색상에서 보듯이 체리의 안토시아닌과 자두의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항산화 성분으로 인한 노화방지부터 암 예방효과까지를 기대할 수 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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