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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ㆍ옷ㆍ해산물까지…동남아産 곳곳에 노예노동의 눈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당국은 쿠알라룸푸르의 번화가 잘란 임비(Jalan Imbi) 인근에서 강제적인 성노동에 동원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인 여성 6명과 베트남인 여성 1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자리를 주겠다는 포주의 말에 속아 성노예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은 전했다.

#지난 3일 세계적인 식품회사 네슬레에 이어 커피회사 제이디이(JDE)도 사실상 노예 수준으로 동원된 노동자들이 투입된 커피 농장에서 커피원두를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단체 댄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커피 농장 종사자들은 하루 최대 14시간까지 근무하면서도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다.

서구권을 중심으로 노예제도가 폐지된 지 150년이 지났지만 원두커피에서부터 의류까지 노예노동자들의 눈물과 땀이 스며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 마약 범죄 사무소(UNODC)에 따르면 최소 21~27만 명의 노동자가 노예수준의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있다. 

[자료=게티이미지]

노예 수준 노동자 21~27만 명... 이중 56%가 동남아시아 지역

전 세계 21만 ~ 27만 명의 노동자들이 최저 임금도 지불받지 못한 채 감금 수준의 노동환경에서 근무하는 ‘노예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전 세계 ‘노예 노동’ 시장 규모는 약 1500억 달러에 달한다.

노예 노동자의 56%는 동남아시아 지역 출신이다. 이들은 세계 유명 브랜드에 상품 생산을 위해 동원된다. 인권단체 ‘노예제의 흔적’(Slavery Footprint)은 유명 의류 브랜드 H&M과 갭(GAP)이 노동 착취가 만연한 인도네시아ㆍ미얀마 공장에서 의류 제작을 의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국무부는 ‘인신매매 보고서(2010)’를 통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제조된 전자기기는 대부분 노동 착취를 통해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노예 노동’ 시장 규모의 66%는 성(性)산업…만연한 성 노예 시장

불법 노동이 형성하고 있는 시장 규모는 1500억 달러를 육박한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폴라리스 프로젝트’에 따르면 이중 66%인 990억 달러는 불법 성(性)산업이 형성하고 있다. 성착취 노동자는 450만 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는 전 세계 인신매매 교역의 3분의 1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인신매매보고서에 따르면 성적 착취에 동원되는 여성은 대부분 체제 불안을 피해 국경을 넘나들다가 인신매매의 피해를 입게 됐다. 인신매매 피해자의 70%가 여성과 아동으로 20만~22만 5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68%의 노예 노동자가 개인 사업에 동원

ILO 보고서에 따르면 특정 목적이나 수단을 위해 동원되는 노예 노동자는 전체 노예노동 피해자의 22%에 불과하다. 68%의 노예노동 및 인신매매 피해자들은 인신매매업자를 통해 개인 사업자나 부호들에게 팔려간다. 새우잡이 사업이나 원두커피 가공에 ‘노예 노동’이 동원된 배경에도 암암리에 인신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개인에 따른 노예노동 피해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선진국에서도 자행되고 있다. 여성인신매매 반대연합 아태지부(CATW-AP) 장 엔리케즈 대표에 따르면 많은 필리핀 여성들이 한국과 일본, 홍콩 등에서 고용이나 혼인을 위장한 인신매매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미비한 법적 보호막…매년 90억 달러가 노예 시장을 막기 위해 동원되지만 1500억 달러의 시장을 막아내기엔 미비

노예노동을 근절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지만, 재원 및 국제규약이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미비한 상태다.

CNBC 방송에 따르면 ILO를 비롯한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매년 90억 달러가 인신매매 및 노동 착취를 막기 위해 투입되지만 최소 1500억 달러 규모를 자랑하는 시장을 막아내기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ILO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선진국 등 정부 기관에 강제 노동 및 노예노동을 동원한 생산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강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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