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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 보기를 황금처럼…억만장자 3인 스토리

쓰레기 보기를 ‘황금’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쓰레기 처리 사업으로 막대한 부(富)를 일군, 이른바 ‘블루 컬러’ 억만장자들이다.

그동안 세계 부호들은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주)와 같은 정보기술(IT) 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너드(Nerdㆍ괴짜)들이거나 워런 버핏(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조지 소로스(소로스 펀드매니지먼트 회장) 같은 투자 거물이 많았다. 물론 선대에서 내려오는 전형적인 상속 부자들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부(富)는 신기술만이 아닌 쓰레기더미에서도 꽃을 피운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 보인 인물들이 있다. 헤럴드경제 자매 매체인 슈퍼리치는 동서양을 대표하는 쓰레기를 ‘황금’으로 바꾼 억만장자 3인방을 소개했다. 

후이젠가, 재활용품 운반차로 사업 시작
비디오게임·게임전문 대여업체로 확장



‘쓰레기 발판’ 사업확장 후이젠가=비디오 게임과 게임전문 대여업체 ‘블록버스터 엔터테인먼트’의 전(前) 최고경영자로 해리 웨인 후이젠가(Harry Wayne Huizenga). 후이젠가는 블록버스터로 유명해졌지만 그 종자돈을 마련한 것은 쓰레기 관리사업이었다.

전형적인 자수성가 부호인 후이젠가는 25세에 처음 경영에 뛰어들었다. 당시 그는 공중위생이나 쓰레기 처리 사업에는 문외한이었지만, 아버지로부터 5000달러를 빌려 재활용 쓰레기 운반차를 구입했다. 이후 사세를 키워 ‘웨이스트 매니지먼트(Waste Managementㆍ이하 WM)라는 기업을 차렸고 1962년 트럭 1대로 시작한 사업을 몇 년 만에 트럭 20대를 보유한 회사로 성장했다. 6년 후에는 경쟁사였던 쓰레기 관리업체 ‘사우던 새니테이션’을 합병하기도 했다. 1980년대 들어 WM은 다양한 인수합병은 통해 10억달러(1조2380억원)짜리 국영기업으로 탈바꿈했다.

WM을 국영기업으로 넘긴 후 후이젠가는 지속적으로 회사를 인수해 되팔면서 자산을 키웠다. 그 중 하나가 비디오 대여업체 ‘블록버스터’다. 후이젠가가 블록버스터 CEO를 맡으면서 19개에 불과했던 대여점을 1년 만에 전세계 1500개 매장으로 증가시켰다. 강력한 리더십과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블록버스터를 세계 최대 비디오 렌탈 업체로 성장시킨 것이다. 

블록버스터가 승승장구하자 그는 1990년대 초 블록버스터를 비아콤(Viacom)에 84억달러(10조4000억원)에 팔아 넘겼다.

후이젠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990년대 다양한 스포츠팀과 스타디움 소유권을 사들여 돈을 벌었다. 일례로 1990년 3월에는 미국프로풋볼(NFL) 팀인 마이애미 돌핀스의 지분 15%와 돌핀스의 홈구장 조 로비 스타디움(현 선라이프 스타디움)의 지분 50%를 매입했다. 8년 후에는 구단을 1억5800만달러에 존 헨리에게 넘겼다.

차기 프로젝트는 자동차 판매업이었다. 1990년대 후반 신규 및 중고 딜러십을 사들여 이들을 ‘오토네이션(AutoNation)’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는 오토네이션을 미국 최대 자동차 판매회사 반열에 올려놨다. 2000년대 들어서는 상업적인 세탁 사업인 ‘스위셔 하이진(Swisher Hygiene)’과 같은 투자 프로젝트에 돈을 쏟아붇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종착점은 자선사업으로 귀결됐다. 최근 후이젠가 관련 기사는 자산 포트폴리오 축소에 집중돼 있다. 전미부동산 전문 사이트 ‘리얼터닷컴(Realtor.com)’에 따르면, 후이젠가는 2013년 자신의 노스 캐롤라나이나 자택을 420만달러(52억원)에 매각했고, 가장 최근에는 테네시에 위치한 여름 별장도 390만달러(48억원)에 내놨다. 후이젠가의 현재 보유자산은 26억달러(3조2175억원)로 평가된다. 


쓰레기 운반차 2대로 시작 30대까지 보유
리오스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기업가’ 선정



‘쓰레기 제국’ 마리아 리오스=엘살바도르 출신 마리아 리오스는 쓰레기로 ‘제국’을 세웠다. 리오스는 애초부터 강한 도덕적 가치관을 가지고 미국 텍사스에 ‘쓰레기 제국’을 만들겠다는 야망을 품었다. 리오스는 미 경제전문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젊었고 야망이 있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사다리를 오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린시절 중미 엘살바도르에서 누더기 옷을 입은 채로 미국으로 이주한 리오스의 가족은 텍사스 휴스톤에 정착했다. 가난한 형편에서도 리오스의 부모는 그녀에게 좋은 교육을 시켜줘야 한다는 투철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리오스가 쓰레기 관리업체에 첫발을 디딘 것도 대학 학비를 조달하기 위해서였다. 쓰레기 관리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해 파견 오퍼레이터를 거쳐 관리직에까지 올랐다. 리오스는 “여기서 번 돈으로 살림에도 보태고 학교도 다닐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본격적으로 쓰레기 관리 사업을 운영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는 처음 쓰레기 운반차 2대를 구입해 소규모 사업부터 수주해 나갔다. 이후 ‘네이션 웨이스트(Nation Waste)라는 기업을 창업해 보유 트럭을 30대로 늘리고 기업가치를 3000만달러(371억4000만원)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리오스는 돈을 버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사회에 환원에도 앞장섰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강타했을 때 헐값에 운반 서비스를 제공했다. 미국 걸스카웃(Girl Scouts of America)과 미국 히스패닉 상공회의소 (US Hispanic Chamber of Commerce)와 같은 많은 자선단체 및 봉사단체, 재단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미 경제전문지 포천과 CNN머니가 뽑은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가’에 선정되기도 있다. 


장인, 골판지 박스로 막대한 부 창출
장난감 포장상자까지 영역 넓혀



‘중국 쓰레기 여왕’ 장인=‘쓰레기 여왕’으로 불리는 장인(Zhang Yin)은 종이를 재활용해 막대한 부를 창출했다. 그는 1990년대 중국이 만성적인 종이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미국내 재활용 쓰레기 관련 교수진들과 종이 쓰레기 회사를 팔라는 협상을 시작했다.

장인의 생각은 ‘나인드래곤 페이퍼(Nine Dragon Paper)’를 창업해 미국에서 사용된 종이를 중국으로 들여와 재활용하고 다시 가공해 골판지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의 계획은 적중했다. 장인이 만든 골판지 박스는 전자제품에서 장난감까지 중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의 포장상자로 사용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이들이 다시 미국으로 수출된 것을 두말할 나위 없다.

덕분에 장인의 회사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006년에는 기업공개(IPO)를 단행해 5억달러(6190억원)를 조달하기도 했다. 장인의 순자산은 3억달러(3조7140억원)로 중국내 최고 여성 부호로 꼽힌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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