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요코하마‘ CP+2016’을 다녀와서…] “가깝고도 먼” 韓·日 카메라 문화
일본 “대중화…엔트리급 선호”
한국 “프리미엄급 수요 많아”


한국과 일본, 가깝지만 먼 이웃이다. 지리상으로는 짧게는 비행기로 1시간 거리, 언어의 구조와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식습관도 매우 닮았다.

하지만 요코하마에서 지난 주말 끝난 CP+2016을 통해 바라본 일본의 카메라 문화는 과거사에 대한 인식 만큼이나 차이가 있었다. 일본과 유럽에서, 또 한국에서 30년 넘는 시간동안 서로 다른 사진 문화를 접한 야마다 코이치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프리미엄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일본은 엔트리급이 잘 팔린다. 미러리스의 경우 한국은 점유율이 60% 이상인 반면 일본은 40% 수준이다”고 한국과 일본 카메라 문화 차이를 요약했다.

지난 주말 끝난 CP+2016을 통해 바라본 일본의 카메라 문화는 과거사에 대한 인식 만큼이나 차이가 있었다. 사진은 CP+2016에서 모델을 촬영하고 있는 관객들.

일본 카메라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대중성이다. CP+ 2016 행사장에, 카메라 마니아를 자처하는 20~30대 남성은 물론, 젊은 여성과 할아버지, 또 아기와 함께 온 엄마아빠의 모습까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이유다. 야마다 대표는 “한국에서 열리는 카메라 전시회와 일본의 전시회를 비교해보면 일본은 관람객의 연령층이 더 높다”며 “여성들의 참여가 많은 것도 일본만의 특이한 점”이라고 말했다.

각 업체 별 전시관의 모습도 ‘전문성’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 올림푸스나 니콘, 소니의 전시관에서는 회사를 상징하는 색상의 옷을 입은 모델들이, 자사 최신 제품을 직접 들고 관람객을 찾아다니며 제품 특성을 설명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또 관람객들 역시, 모델 촬영 못지않게 다양한 신기종, 신기술에 대한 설명 듣기에 집중했다. 매 시간 부스마다 열리는 다양한 주제의 ‘사진 강연’은 빈 자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요코하마 전시관 한 쪽, 가족 사진을 찍어주는 자원봉사 어르신들을 위한 부스, 또 맞은 편에는 200년 전 나무로 만든 카메라부터 최신 DSLR까지 모두 모인 ‘카메라 역사관’이 있는 것도 국내 카메라 전시회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최신 제품을 만저보고, 또 일류 모델 사진을 찍는 것 이상으로, 카메라와 사진이 일본 사람들의 대중적 취미 생활이 됐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카메라 애호가들의 범위 차이는, 구매 패턴의 차이로 이어진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 또 남성 위주로 구축된 국내 카메라 문화 특성 상, 온라인 구매 비중이 매우 높다. 최신 기종, 또 다양한 기종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으로 접하고,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검색해 바로 구매까지 마치는 것이다. 반면 연령층, 성별 구조가 다양한 일본의 경우, 오프라인 유통 비중이 여전히 높다. 일본 역시 라쿠텐 등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가 발달해있지만, 카메라만큼은 아직도 직접 만저보고 구매하는 습관이 남아있다.

카메라를 대체하는 첨단 스마트 기기에 대한 태도도 다르다.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국내의 경우, 드론과 VR, 액션캠 등 다양한 신기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단순이 초점이 잘 맞고, 또 잘 찍히는 기종이 아닌, 지금까지 찍을 수 없었던 새로운 시각을 담은 사진과 카메라를 원한다는 의미다.

반면 일본은 여전히 카메라의 고정 관념이 강했다. CP+ 2016 행사장 대부분의 자리는 여전히 미러리스와 DSLR 카메라가 차지했다. 일부 업체들이 ‘최신 기술’이라며 자랑한 카메라와 스마트폰 연동 프로그램은, 국내에서는 이미 2~3년전 대중화 된 수준이였다.

일본 카메라 업체들은 이 같은 일본의 카메라 문화가, 한국과 중국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시장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자신의 평소 취미 생활을 평생 사진 기록으로 남겨온 일본의 중장년층, 또 아이와 가족의 사진을 찍고, 중고 물품을 팔기 위해 사진 찍기를 배우는 일본의 어머니들의 모습이, 앞으로 한국에서도 생겨나며 보다 발전된 카메라 시장과 문화를 만들 것이라는 한국 시장 미래에 대한 장미빛 전망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