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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업계 수주 절벽…비핵심자산 정리 서둔다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글로벌경기 악화로 조선업계가 연초부터 수주절벽에 맞닥뜨렸다. 조선업체는 지난해 실적의 바닥을 친데 이어 올초에는 신규 수주의 바닥을 경험하는 모양새다. 수주가뭄으로 곳간이 비어가자 조선업체들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면서 보릿고개를 버틸 수 있는 체질로 거듭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 1~2월 조선 빅3 중에서 현대중공업만 총 3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수주금액은 약 3억달러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두달째 신규수주를 전혀 하지 못했다. 올 1~2월 조선 빅3의 수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38억 달러)과 비교하면 93% 가량 급감했다. 


이는 저유가와 경기 악화로 해양플랜트와 선박 발주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세계 선박발주량은 6년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조선해양조사기관 클락슨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16척, 45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이다. 이는 지난 2009년 5월(18척, 28만CGT)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곳간도 점점 비어가고 있다. 발주가 줄어들자 수주잔량 감소세가 이어진 셈이다. 클락슨리포트에 따르면 1월말 기준 한국 수주잔량은 2913만CGT다. 한국의 수주잔량이 3000만CGT를 하회한 것은 2013년 1월 이후 3년만이다. 1월말 전세계 수주잔량도 1억608만CGT로 지난달에 비해 약 365만CGT 감소했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3874만CGT), 한국, 일본(2251만CGT) 순이다.

조선업체들은 자산을 정리하면서 춘궁기를 버틸 몸집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해외 자회사 정리를 서둘고 있다. 대우조선은 풍력발전사업을 접으면서 캐나다에 있는 자회사 트렌튼을 정리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대우조선은 캐나다 주정부와 회생이나 법정관리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중이다.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도 수리조선 또는 선체(Hull) 특화 제작사로 전환해 수익성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은 다동 본사 사옥 등도 이른 시일내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한계기업들도 자산정리를 서둔다. 자율협약 중인 한진중공업은 일시적인 유동성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을 빠른시일 내 모두 판다는 방침이다. 수빅조선소 투자와 업황 부진으로 쌓인 순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조9000억원이다. 매물로 내놓은 것은 동서울터미널 부지와 인천북항 배후부지 등 무담보 부동산과 계열사인 대륜E&S 등 발전패키지 3사 등이다. 시장에서는 최대 2조원대 안팎 자산을 매각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순탄하게 진행될 경우 한진중공업이 내년까지는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신규 수주의 바닥을 경험하면서 2017년까지 매출액을 밑도는 신규수주를 받아 수주잔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인력구조조정에 이어 올해는 비핵심자산을 줄여 체질 변화에 나서는 추세”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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