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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계로 본 서울의 현주소] 저고용ㆍ고물가ㆍ집값 부담…‘헬서울’ 떠난다
-마이너스 고용률에 물가상승률 전국 최고…13년 모아야 ‘내 집’
-팍팍한 삶에 연내 ‘1000만 시대’ 마침표 확실…최근 통계 암울
-1월 탈서울 인구 6854명…합계 출산율 지난해 1.0명 전국 최하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고용은 마이너스로 전환, 소비자물가 상승율은 전국 최고.’ ‘더 멀어진 내 집 마련의 꿈, 13년을 꼬박 모아야 서울 아파트 장만.’ ‘2015년 서울 떠난 인구 13만7000명 압도적 1위.’ ‘지난해 합계 출산율 1.00명 전국 꼴찌.’

‘지옥 같은 대한민국’을 뜻하는 ‘헬조선’에는 현실에 대한 청년층의 불안과 절망과 좌절과 분노가 녹아 있다. 아무리 ‘노오력’해봐야 팍팍하기만 한 삶에 대한 슬픈 절망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도 뿌리 깊게 드리우고 있다.

서울의 인구 순유출 규모는 허리층인 3040세대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취업난, 물가 상승, 주거비 부담 등과 겹쳐 서울에서 지난해에만 역대 최고인 13만7300명이 빠져나갔다. 올해 1월 기준 주민등록상 서울 인구(거주 불분명자ㆍ재외국민 포함)는 1001만8000명을 기록하며 한 달만에 400명이 또 빠졌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연내에 서울은 인구 ‘1000만명 시대’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물가는 높고 취업은 안되고…고용률은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물가는 전국 평균보다 2배나 높게 뛰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년 4분기 및 연간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지난해 서울의 취업자 수는 513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0.2% 감소했다. 취업자 수가 뒷걸음질친 것은 16개 시ㆍ도 가운데 서울을 포함해 부산(-0.6%), 경북(-0.6%) 등 3곳뿐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에선 서울이 16개 시ㆍ도 평균 2배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작년 원유 가격 하락으로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에 그쳤으나 서울은 1.3%를 기록했다. 정부 지표와 체감 물가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지적을 감안하면 피부에 와 닿는 서울시민들의 물가상승률은 엄청나다.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은 더 멀어졌다. 내 집 마련은 고사하고 한 가족이 살 수 있는 전셋집을 마련하는 데도 꼬박 9년을 모아야 한다. 지난해 평균 소득을 버는 가구는 세금 등을 빼고 13년을 꼬박 모아야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통계청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5억5129만9000원이었고 지난해 세금, 연금, 4대 보험 등을 뺀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56만2900원으로 조사됐다. 한 푼도 쓰지 않고 12.9년을 모아야 서울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는 돈이 마련되는 셈이다. 전세도 마찬가지다.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를 구하는데도 8.7년이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아이를 키우기도 쉽지 않다. 전국에서 서울이 초ㆍ중ㆍ고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도 가장 많았다. 통계청이 이달 발표한 ‘2015년 초ㆍ중ㆍ고 사교육비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33만8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서울은 지역별 통계가 작성된 2009년 33만1000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항상 전국 평균을 웃돌며 사교육비 지출액 1위를 기록했다.

서울 등지는 사람들…연내 ‘1000만 시대’ 깨진다=취업난, 물가 상승, 전셋값 상승은 서울시민들을 타지로 쫓아내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주택문제로 3040세대를 중심으로 서울을 떠나는 인구가 1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이 전세난에 지쳐 주택을 사는 쪽으로 돌아선 것에 이어 부동산시장 온기로 주택 매매거래가 늘어나면서 탈서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의 ‘2015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서울에서 13만7000명이 순유출돼 압도적인 1위다. 이런 순유출 규모는 1997년(17만8000명) 이후 18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서울 탈출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지난 1월 서울에서 빠져나간 인구는 6854명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들을 수 있는 아기 울음소리도 줄었다. 지난해 서울에서 태어난 아기의 수는 8만2900명으로 관련 통계를 낸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2015년 출생ㆍ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서울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1.00명을 기록해 이마저도 전국 최하위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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