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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발전 헌신 ‘현대판 문익점’ 김재식 前 전남지사 별세
[헤럴드경제(무안)=박대성 기자] 공직 퇴임 후 고향인 전남 장성에서 농사를 지으며 종자보급을 비롯한 농업발전에 평생을 헌신한 김재식 전 전남도지사가 1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고인은 지난 1963년 농림부 수산국장과 수협중앙회장을 지낸 뒤 제16대 전남지사(1969∼1973년)와 제10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1992년 4월 낙향, 정부 도움없이 일본에서 들여온 우수 종자 17가지로 시험재배와 연구, 농가보급에 매진했다.

또한 당시 누구도 관심이 없었던 친환경 벼농사를 시작해 2000년대 후반부터 전국에 알려 ‘농도 전남’을 전국 제일의 친환경 농산물 공급지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지금 전국 최우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해남의 ‘한눈에 반한쌀’과 장성의 ‘자운영쌀’, 함평의 ‘나비쌀 ’등이 모두 김 전 지사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요즘 농업의 화두인 ‘6차산업’을 15년 전부터 주창해 온 원조 벤처농업인이다. 이 때문에 많은 농업인들이 고인을 일컬어 ‘현대판 문익점’으로 칭송하며 따르고 있다.

1992년 가족을 서울에 남겨둔 채 고향에 둥지를 틀자, 동네에서는 “국회의원 출마하러 왔나보다”라며 수군댔으나, 이후 20여년 간 벼농사와 농업발전에만 매진하는 것을 보고 그의 진정성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고위 공직자를 지낸 분들이 은퇴 후 서울 등 대도시에서 생활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김 전 도지사는 고향에서 묵묵히 농사일에 전념하고 농업인 후학양성에 힘써왔다는 점에서 귀감으로 삼았다.

고인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쌀 공부와 관련 정보교류를 위해 2001년 장성에 쌀 농사의 공부방으로 알려진 ‘쌀의 집’을 열었다.

고향 장성군의 ‘쌀의 집’은 고인이 갑작스러운 건강이상으로 요양원 생활에 들어가면서 2010년 이후 운영이 중단됐다가 최근 후계자로 낙점된 김수공 전 농협경제 대표이사가 넘겨받아 운영 중이다.

고인은 ‘생명을지키는농업의집’ 대표, 노농식품 회장을 역임하고 자신의 호를 딴 ‘노농(老農) 공부방’을 열어 농민들에게 선진 쌀 농사기법을 전수하는 전도사 역할을 했다.

고령의 나이에도 컴퓨터를 배워 손수 농사칼럼과 농사정보를 담은 책을 집필하고 타블로이드판 농업기술 회보(‘농민의 행복을 찾아서’)를 만들어 보급하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에 자신의 시신을 전남대병원에 의학용으로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족과 협의를 거쳐 기증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기훈, 철 씨가 있다.

빈소는 광주시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062-220-5110), 발인은 3일 오전이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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