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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축구정치
돌고 도는 건 돈과 공이다. 이 둘이 결합하면 관심도가 높아진다. 중국 축구판이 그렇다. 그제 치러진2016 차이니스 FA 슈퍼컵.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장쑤 쑤닝을 2대 0으로 가볍게 제쳤다.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 것)’들의 결과라 서 안중에 없다고? 세계 축구판을 모르는 거다.

3억 달러(한화 약 3600억원). 중국 축구 1부리그 격인 슈퍼리그가 최근 두 달간 세계 프로축구 이적시장에서 쏟아 부은 돈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해 유럽의 톱5 리그가 선수영입에 쓴 돈을 다 합친 것보다 많다.

광저우와 장쑤가 돈쓰기 경쟁을 촉발했다. 장쑤가 먼저 시작했다.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하미레스 영입에 3500만 달러를 풀었다.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대 영입액이었다. 첼시에서 뛰던 그 하미레스다.

광저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일주일 뒤 스페인 명문 아틀란티코 마드리드에 있던 잭슨 마르티네즈를 4500만달러를 주고 데려왔다. 장쑤는 돈을 못써 안달이 난 걸까. 며칠 뒤 우크라이나 프로팀 샤흐타르 도네츠크 소속이던 알렉스 테이세이라를 5300만달러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도 “미쳤다”는 반응이 있지만, 아무튼 그들의 리그엔 걸출한 스타들이 뛴다. 코치들도 큰 돈 들여 축구 선진국 출신들로 채우고 있다.

축구굴기. 이런 지각변동 뒤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있다. 축구개혁을 선언하고, 2025년까지 축구학교 5만개를 세운다는 등의 계획을 작년에 내놓았다. 경제살리기, 부패와의 전쟁 와중인데 웬 축구?

정치 때문이다.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경제변화로 상처받은 사회를 축구로 보듬겠다는 것이다. 의도는 불순하다. 능력은 부럽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렇게 썼다. “시진핑은 중국의 월드컵 우승을 꿈꾼다고 했다. 영국은 그런 청사진도 없다”고.

홍성원 기자/hong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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