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단지는 박씨네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박씨 집 맞은편 건물 벽에서도 ‘집 주인이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고 담벼락도 허물고 차에 흠집도 냈다. 다 죽여버릴 것. 지하층에 살고 있는 XX들을 보면 혼쭐을 내달라’ 등의 협박문이 붙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수사를 시작했다. 우선 건물 맞은편 차량에 설치됐던 차량용 블랙박스를 확보해 용의자가 박씨 집 현관문에 전단지를 붙이는 모습을 확인했지만, 얼굴이 가려져 정확한 신원 파악에 애를 먹었다.
경찰은 전단지의 지문을 채취해 용의자가 같은 동네 주민인 A씨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집 앞에서 잠복했던 경찰은 지난 25일 귀가 중이던 A씨에게 경찰 출석을 요구했다. A씨는 지난 25일 오후 6시께 자진출두, 전단지 사건을 인정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박씨네 가족이 A씨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본인 소유의 차량에도 흠집을 낸 뒤 담장까지 허물었다고 오해했다. 홧김에 단순히 경고하기 위해 협박 전단지를 붙였다”며 “단순한 협박은 죄가 안될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A씨를 폭언이 담긴 전단지를 이웃 주민들 집 등에 부착한 혐의(협박)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웃 간 대화로 충분히 분쟁을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통의 부재로 생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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