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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브렉시트 파열음] 英, EU에 남든 빠지든…문제는 경제
국민 65% 유럽연합 부정 시각
금융도 대형사 ‘잔류’-중소사 ‘탈퇴’
브렉시트 이후 경제향방 초미관심



브렉시트(Brexit) 논란에 영국이 쪼개졌다. 정치도, 여론도 둘로 쪼개진 가운데 금융가도 브렉시트 논란에 분열되고 있다. 특히 영국 국민 10중 7명 가량은 유럽연합(EU)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렉시트의 핵심 키워드가 결국 ‘경제’로 모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영국민 65%가 EU에 회의적…‘경제’가 향방 가른다=영국의 사회연구기관 넷센(NatCen)의 ‘영국민의 사회태도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65%가 EU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유럽연합에 회의적인 이들 중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비율은 30%에 지나지 않았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에 대해 “현재 여론은 잔류냐 탈퇴냐 어느 한 쪽을 열망하는 단순한 상황이 아니라, EU에 회의적이지만 그렇다고 EU를 떠나기를 바라는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못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며 여론의 향배를 가를 키워드로 ‘경제’를 꼽았다.

실제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가 오히려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그룹의 브렉시트 지지율은 82%에 달했다. EU에 남는 것이 영국의 정체성을 갉아먹는다고 생각하면서도 브렉시트 이후 영국경제가 더 좋아질지 확신을 갖지 못하는 그룹의 브렉시트 지지율이 40%인 것에 비해 배 이상 많은 수치다. 결국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이냐에 따라 영국의 여론이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번 조사에 따르면 EU가 영국의 정체성에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47%에 달했으며, 브렉시트로 이민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57%에 달했다. 반면, 36%는 EU에서 탈퇴하면 국제사회에서 영국의 영향력이 줄어 들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40%는 EU 탈퇴 시 경제가 나빠질 것으로 우려했다.

▶“영국에서 짐싼다…영국 경제의 꽃 금융이 무너진다”=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달한다. 영국 금융의 중심지 ‘시티’는 1조 유로에 달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는 5~6년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금융회사에 고용된 사람들 중 11%에 해당하는 3만8000 여명이 EU 출신이고, 미국 은행들은 유럽 단일시장을 무대로 한 사업을 목적으로 영국 시티에 9996억 파운드(약 1716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쌓아두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의 향방이 어디로 가냐의 바로미터가 ‘금융업’이라는 것이다.

EU 잔류를 강하게 주장하는 측에선 브렉시트가 득(得) 보다 실(失)이 많은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은행권은 EU 잔류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벌써부터 EU 잔류 지지 캠페인에 돈을 보태기 시작했다. 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미 EU 잔류 지지 캠페인에 50만 달러를 지원했으며, 다른 대형 미국 은행들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 주장의 요지는 거대 EU 경제권에서의 낙오는 영국이 지난 수십년간 쌓아올린 금융 허브 권력 기반이 완전히 와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업의 영국 국내총생산(GDP)내 비중이 10분의 1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 금융업이 초라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EU 관료주의, 규제비용…EU를 떠나야 한다”=반면, 중소 증권사 등 소규모 금융회사들과 헤지펀드는 브렉시트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EU의 관료주의와 각종 규제비용을 따지면 EU 품을 떠나야 영국 경제가 오히려 더 번영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쇼어 캐피탈 그룹의 하워드 쇼어 회장은 “유럽 밖에 있다면 EU의 규제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적 자유는 물론 (영국 사정에 맞는) 틀과 규칙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헤지펀드인 오디 애셋 매니지먼트의 창업자 크리스핀 오디도 “유럽은 시티를 그다지 사랑하지 않는다. 프랑스와 독일은 늘 시티의 성공을 질투했다”며 “유럽은 우리를 식민지로 만들고 우리는 제국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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