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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료가 싫다”…나홀로 직장인
“최근 6개월 따돌림 경험” 83%
상사·동료와 관계맺기 싫다
스마트폰보며 혼자밥먹기 예사




드라마나 영화에서 직장 내 따돌림을 묘사하는 장면은 이제 흔한 장면 중 하나이다. 이 같은 직장 내 ‘왕따’는 자살, 폭력 등 극단적인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를 둘러싼 사회적 문제가 커지자 최근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직장내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이른바 ‘왕따 방지법’을 발의해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문제에 피로를 느낀 직장인들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관계 맺음을 포기하는 ‘자발적 왕따’의 길을 걷기도 한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동료 스트레스’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려 93.3%의 응답자가 “직장 동료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의 대처법은 ‘스트레스를 주는 동료 또는 불편한 상황을 피한다(26.7%)’, ‘그냥 참는다(21.4%)’ 등 대개 소극적인 편이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직장에서의 따돌림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직장인 가운데 최근 6개월 내 따돌림 행위를 1회 이상 겪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무려 82.5%에 이른다. 직장 내 따돌림 행위가 전혀 없었다고 답한 대상자는 13.4%에 불과했다. 굳이 불편한 관계를 만들기 싫은 직장인들에게 관계 맺음을 포기하는 ‘자발적 왕따’는 생존을 위한 전략이자 선택인 셈이다.

이 같은 ‘자발적 왕따’의 증가는 회식으로 대표되는 직장 내 문화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혼밥족’ 직장인들을 겨냥한 ‘1인식당’을 찾는 일은 이제 어렵지 않다. 심지어 회사 구내식당에도 홀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식사를 하는 직장인들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표면적인 관계의 단절은 다른 방향으로 관계에 대한 욕구를 불러 일으켰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스마트기기 의존’을 주제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2%가 ‘스마트기기에 의존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음식 사진이나 일상을 올리며 온라인 소통에 열을 올리는 ‘자발적 왕따’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회사에서도 이들이 직장 동료와 소통하는 수단은 얼굴을 맞댄 대화보다 스마트폰이나 메신저인 경우도 많다. 온라인상에서 이들은 누구보다도 활발하다. 직장인들의 스마트기기 의존은 관계의 갈증이 불러낸 또 다른 사회적 단면일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이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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