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친구가 밉다”…초등생 ‘셀프 왕따’
81% “학교그만둔후 생활만족”
학폭서 도피 ‘홈스쿨링’ 등 택해
은둔형 외톨이 범죄빠질까 우려



경기 성남에 사는 A(10) 양은 지난해 1학기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A양은 또래에 비해 체격이 작아 놀림을 받았다. 스트레스를 받아 얼굴에 그늘이 지기 시작했다. “학교에 가기 싫다”고 날마다 부모를 보챘다. 보다 못한 부모는 담임교사를 찾아가기까지 했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 결국 학생은 지난해 2학기부터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재택 학습)을 하고 있다. ‘왕따’라는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 집에서 공부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왕따’와 학교폭력 문제로 학교를 그만두고 ‘셀프 왕따’의 길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상당수 ’셀프 왕따‘ 학생은 일단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를 벗어나기 때문에 또래 친구들과 사회성을 기르기가 쉽지 않은데다, 방황하다 ‘은둔형 외톨이’로 전락하거나 자칫 범죄 행각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의 80.4%가 “학교를 그만둔 이후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74.3%는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학업 중단을 후회하지 않았다.

학교를 떠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길은 바로 홈스쿨링이다. 홈스쿨링은 1970~1980년대 미국에서 학교 내 폭력, 마약, 성(性) 문제 등을 우려한 부모들이 집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시작됐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학교폭력,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열린의사회의 김태윤 사회공헌실장은 “학교를 떠난 ‘셀프 왕따’ 현상을 들여다보면 학교폭력 등 사회 문제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심적 고독에 빠질 경우가 많은 만큼 부모가 자녀와 대화 시간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