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국민 지급 수단의 대표주자가 체크카드로 바뀌고 있다. 지급 수단의 오랜 명가 신용카드는 2013년 체크카드에 발급장수 규모에서 역전을 허용한 뒤,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지급결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체크카드의 발급장수는 1억1536만장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1억893만장 대비 5.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의 발급장수는 9310만장을 기록, 전년 말의 9232만장 대비 상승률이 0.8%에 그쳤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의 발급 규모의 차이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체크카드가 발급장수 규모에서 신용카드를제쳤던 건 지난 2013년이었다. 당시 체크카드는 1억340만 발급장수를 기록하며 1억200만장의 신용카드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당시 140만장의 격차를 보이던 두 카드의 차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2226만장으로 16배 가량 커졌다.
특히 2009년 1억700만장을 기록하며, 6420만장의 2배 가까이 많은 발급장수를 기록하던 신용카드의 위상이 불과 4~5년 만에 추락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국민 1인당 보유 카드장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인당 체크카드 발급장수는 2.3장으로 전년 말 (2.2장) 대비 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의 1인당 발급장수는 1.8장으로 전년 말(1.8장) 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이런 현상은 신용카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세제 혜택과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앞세운 체크카드의 신상품들이 출시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비율은 15%이지만 체크카드는 기본 30% 수준이다. 여기에 카드사 개인정보유출 등의 여파로 휴면신용카드의 해지나 탈회 등이 잇따랐고,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불법모집 단속을 강화한 것도 신용카드의 위상이 추락하는 데 한 몫 했다.
하지만 카드사 입장에선 체크카드의 급증이 달갑지만은 않다. 대게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로는 큰 금액을 결제하는 반면, 체크카드로는 주로 소액 결제를 하기 때문에 수수료 등 비용에 비해 남는 게 없는 ‘역(逆)마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