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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반등 물거품 되나…사우디 “감산 없다”, 이란은 "동결? 웃긴다”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국제유가가 변죽만 울린 꼴이 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생산량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감산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란은 “산유량 동결은 우스갯 소리”라고 비판했다. 한 마디로 산유량 동결 가능성 마저 없어진 셈이다.

▶사우디 “감산은 없다”=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IHS CERA 위크 글로벌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다음 달에 산유국들이 모여 생산량 동결을 위한 회의를 하지만 생산량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알-나이미 석유장관이 도하합의(사우디ㆍ러시아ㆍ카타르ㆍ베네수엘라 등 4개국간 산유량 동결 합의) 이후 “동결 합의는 일단 앞으로 몇 달간 진행될 대책의 시작일 뿐”이라고 평가한 것과 전면 배치되는 말이다. 전날 압둘라 알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EC) 사무총장이 사우디ㆍ러시아ㆍ카타르ㆍ베네수엘라 등 4개국간 이뤄진 산유국 동결 제안을 환영하면서 “추가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도 차이가 있다.

사실상 감산 가능성이 없어진 셈이다.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감산 불가 이유로 “평소보다 (산유국들간) 신뢰가 없다”며 “감산에 합의하더라도 많은 나라가 이를 지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과거 산유량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다른 산유국들이 몰래 산유량을 늘려 사우디만 앉아서 피해를 본 경험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산유량 동결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만약 모든 주요 산유국들이 추가 증산 불가에 동의하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공급과잉이 서서히 줄어 들 수 있다는 그간의 낙관론만 재차 확인한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란 “산유량 동결은 우스갯 소리”=엎친데 덮친격으로 산유량 동결을 지지할 것으로 내심 기대됐던 이란마저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와 CNN머니 등에 따르면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날 산유량 동결 합의에 대해 “우스갯 소리 같은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산유량 동결 요구는 이란에만 말도 안되는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는 것과 같다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한 도하합의가 휴지조각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산유량 동결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이란ㆍ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들의 동참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

▶하루 100만배럴 공급과잉 해소 안된다=시장의 기대와 달리 감산 가능성이 사라진데다, 도하합의 마저 의구심에 빠져 들면서 국제유가도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돌리는 모습이다. 특히 감산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모처럼 반등세를 키우고 있던 글로벌 주식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52달러(4.6%) 내린 배럴당 31.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45달러(4.2%) 떨어진 배럴당 33.24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에선 국제유가가 지루한 축구게임과 같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배럴당 20달러 내외의 ‘베어스(bears)팀’과 배럴당 55달러 내외의 ‘불스(Bulls)팀’이 서로 주고받고 골을 넣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드필드 근처엔 아예 공인 가지 않는다는 점이며, 베어스팀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배럴당 20달러대의 초저유가가 당분간 계속될 수 뿐이 없으며, 당분간 변동성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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