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납품업체 대표 집유
기간제 교사에게 “정식 교사가 되게 해 주겠다”며 접근한 뒤 성폭행한 학교 급식 납품업체 관계자가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각급 학교에 급색 자재를 납품하는 A업체 대표인 황모(50)씨는 지난 2013년 12월 22일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정모(34ㆍ여)씨를 남양주 모 사찰의 봉사활동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자 정 씨에게 “친분이 있는 B고등학교 이사장을 통해 정식 교사가 될 수 있게 해 주겠다”며 접근했다.
이후 황씨는 같은 달 30일 B고등학교 이사장과 함께 정씨를 일식집으로 불러내 함께 식사를 한 뒤 근처 노래 주점으로 데려가 양주를 연거푸 마시게 했다. 정씨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자 노원구 상계동의 한 모텔로 끌고가 정씨의 옷을 벗긴 뒤 강제로 추행하고 성폭행했다.
다음날 황씨는 정씨에게 6차례 연락을 하며 “미안하다”면서도 “정교사를 시켜주겠다”며 연락을 계속했다. 정씨는 황씨가 자신의 정교사 임용을 방해할 것을 우려해서 경찰에 신고하기를 꺼렸다. 그러나 이후 사건의 여파로 정씨가 환각 등 정신과 질환을 앓게 되자 정씨 어머니가 경찰에 황씨를 고소했다.
서울 북부지법 제 11형사부 (부장판사 김경)는 강간과 준강간ㆍ준강제추행죄를 적용해 황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형 집행을 3년 유예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교사가 되게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를 불러 내 술에 취해 항거 불능인 상태에서 간음해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 죄가 크다”고 지적하고 “게다가 피고인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가 자신에게 취업 청탁을 하려다 실패하자 자신을 강간범으로 몰았다는 등 2차 피해를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며 선고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면서 “과거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의 연령과 직업 및 범행의 경위와 결과가 공개되는 효과를 감안해 형 집행을 유예했다”고 밝혔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