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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년래 최저유가 오일메이저 줄줄이 투자연기…조선 빅3 버티기전략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국제유가가 13년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으면서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이 투자결정을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오일메이저들이 주력으로 삼는 해양플랜트사업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웃돌아야 수익이 난다.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자해양플랜트 발주도 전무하다. 전방산업이 얼어붙자 조선업계도 빙하기다. 조선 빅3는 2~3년치 수주잔고를 버팀목으로 삼아 수익성 위주 수주 전략으로 보릿고개를 이겨내겠다는 전략이다.


▶잔뜩 움츠린 오일메이저 투자 손사래=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오일메이저 토탈은 올해 신규프로젝트에 대한 최종투자결정(FID)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탈은 올해 석유생산량이 4% 정도로 미미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토탈은 석유산업 내에서도 FID가 내려지는 프로젝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오일메이저도 마찬가지다. BP도 FID가 예정된 프로젝트가 없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오일메이저 쉘은 올해 설비투자비용(CAPEX)을 10% 줄일 예정이다. 쉐브론과 엑슨모빌도 올해 설비투자비용을 20% 이상 줄일 계획이다.

이는 장기화된 저유가 기조로 오일메이저들의 실적이 직격탄을 맞은 여파다. 지난 11일 국제유가(WTI 기준)는 배럴당 26.2달러로2003년 5월 이후 1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란이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 결정을 지지하면서 유가는 지난 17일 일시적으로 30달러선에 턱걸이했다. 국제유가는 2014년 10월부터 급락해 15개월동안 약 63% 하락했다. 최근 유가는 2014년과 2015년 평균유가 대비 각각 71%, 46% 낮은 수준이다. 이는 과거와 비교해도 기간도 길고 강도도 높은 편이다.

저유가의 그늘은 해양플랜트시장에서는 이미 짙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해양플랜트 발주량은 70만GT(총톤수)로 2014년 290만GT에 비해 76%나 줄었다. 이는 전체 선박 발주 감소폭의 4배가 넘는 규모다.

▶빅3 가시밭길 버티기 전략= 오일메이저가 주요 고객인 조선 빅3도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 조선 빅3가 지난해 입찰한 봉가, 모잠비크, 우본프로젝트 등 굵직한 해양플랜트 발주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입찰한 봉가프로젝트는 2년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조차 못하고 있다. 쉘이 발주하는 4조원대 봉가프로젝트는 2017년 최종투자결정이 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 3사가 모두 입찰한 모잠비크 프로젝트도 지난해 하반기에서 올해 상반기로 발주가 연기됐다.

조선 빅3는 유가와 시황이 회복될때까지 버티기게임에 들어간다는 각오다. 해양플랜트는 유가 방향성만 확인되면 살아나는 시장인데다가 조선 빅3가 건조능력에서는 세계최고 경쟁력을 가진만큼 포기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다만 춘궁기를 버티는 전략은 제각각이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비중을 줄이는데 중점을 뒀다. 큰 성장도 없지만 리스크도 크게 완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중공업은 수주한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짓는 동시에 올해 발주할 해양플랜트사업을 따내는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배럴당 60~70달러대로 회복해야 해양플랜트 발주가 나올 것”이라면서 “단순히 물량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수주에 나서기보다는 수익성 위주 보수적인 수주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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